대구시가 갈수록 쇠락해가는 동성로 일대 도심상권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니, 그 성과가 기대된다. 대구 도심에 있는 중구 향촌동과 종로, 교동 일대는 과거 대구의 역동적인 역사와 청년문화를 상징했다. 동성로 거리는 매일 전국에서 몰려온 인파로 붐벼 밤이 되면 행인들이 서로 어깨가 부딪혀 다니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도심이 활성화되고 카페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금은 동성로 거리를 가보면 건물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있고, 비어있는 대형건물이 한둘이 아니다. 단골손님이 넘쳐나던 맛집들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대구시가 지난주 발표한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보면, 우선 2024년까지 동성로와 서성로, 남성로, 북성로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한다. 현재 특구지정을 위한 대부분 요건은 충족됐지만, ‘외국인 관광객 수(연 10만명이상)’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관광진흥기금으로 특구 내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데 쓸 수 있고,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제도 완화돼 상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중앙네거리~대구역네거리)도 경찰과 협의해 해제할 방침이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도심 교통체증 완화를 위해 지난 200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됐지만, 그동안 상권을 오히려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어있는 도심건물을 대구권대학(경산·하양·칠곡·구미)의 도심 캠퍼스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주목된다.

대구시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지상인을 비롯해 청년예술인, 버스킹 관계자 등과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동성로 상권을 회복하려면 공연·축제·이벤트와 같은 문화 활동이 일상화돼야 하고, 그러려면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가능한 한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 앞으로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돼 대구 도심이 전국청년들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덩달아 대구 이미지도 젊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