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을 기리는 동상제막식과 3주기 추모행사가 지난 5일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국가보훈부·국방부 장관과 경북도지사, 한미연합사령관, 여당 지도부, 백 장군의 장녀인 백남희 여사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까지 민간에서 개최해왔던 추모행사를 처음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백 장군 동상은 백선엽장군동상건립위원회(한국자유총연맹 경북지부)가 주도해 성금을 모으고, 국가보훈부와 경북도에서 후원해 제작됐다. 백 장군 동상 인근에는 ‘지게 부대(지역민으로 구성된 민병대)’를 기리는 추모비도 들어섰다. 이 추모비는 백남희 여사가 사비를 들여 세웠다. 백 장군은 살아생전 전우들과 함께한 다부동에 묻히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지게부대는 다부동에서만 2천800여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보상이나 예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부동은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다. 이곳에서 백 장군은 제1사단장으로 8천여 명의 국군을 이끌고 북한군 3개 사단 2만여 명의 총공세를 막아냈다. 1사단이 다부동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국군은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 전선을 지킬 수 있었다. 다부동 전투 승리 덕분에 국군과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이 가능했다. 이러한 전쟁영웅을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는 ‘독립군 토벌 친일파’로 매도하고 홀대했다. 묘소도 6·25 참전 12만명의 전우가 묻힌 서울 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으로 결정했다. 백 장군은 휴전한 뒤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래서 지금의 한·미 동맹이 구축됐다. 그가 100세로 영면하자 미 백악관과 국무부,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은 모두 애도 메시지를 냈고 ‘한국의 조지 워싱턴’이라고 추앙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경북도 주관으로 백 장군 동상 제막식과 국가적 추모행사를 가진 것은 잘 한 일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도 언급했다시피 이제 백선엽 장군을 상징하는 칠곡 다부동은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