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사 소재지를 두고 갈등을 겪어왔던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0개월만에 공식석상에서 만나 상생협력을 약속했다. 두 사람간 회동은 지난 2021년 11월 포항 환호공원 ‘스페이스 워크’ 제막식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포항에서는 두 사람간 불화원인에 대해 다양한 소문이 퍼지면서 지역사회 분위기를 어둡게 했다.

이 시장과 최 회장간 화해분위기는 지난 3일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 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 최 회장이 이 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지역구 국회의원 등을 초청하면서 조성됐다. 공식행사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이 시장이 최 회장에게 포항시청 방문을 요청했고, 최 회장은 박수로 화답했다고 한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그동안 중단됐던 상생협력TF를 다시 가동해 두 사람간 회동 테이블에 올릴 의제와 시기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포스코그룹이 2030년까지 철강과 함께 2차전지·수소 등에 투자할 121조 원 중 60% 이상인 73조원을 포항과 광양을 중심으로 한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에 배정되는 금액이 얼마나 될지는 이 시장과 최 회장간 재회동 후에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수도권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대기업과 달리,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스코가 비수도권 지역을 산실로 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포항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포항시민들은 그동안 이 시장과 최 회장이 2년이 다 돼가도록 한번도 공식회동을 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껴왔다. 포항발전에 무한책임을 지고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해야 할 두 사람이 서로 외면하며 만나지 않은 것은, 시민들이 보기에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두 사람은 모두 임기가 끝나면 그 자리를 떠나야 한다. 개운치 않은 감정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모두 풀고,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포항시가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의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