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부터 취업·주거·결혼까지…
생애주기별 ‘청년 지원’으로
지방 소멸위기 탈출구 만든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SK실트론 초순수 국산화 실증플랜트 구축 현장을 방문한 모습. /구미시 제공

경제, 문화, 인구 등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른바 ‘수도권 블랙홀’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방소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처지가 됐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인한 국가 불균형으로 국가적 재난(災難)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인 구미시가 경제와 인구회복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 경제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고 성장을 주도했던 K- 제조산업의 중심이었던 구미시였지만, 다른 지방도시들과 같이 침체기를 보내던 구미시. 그런 구미시가 기지개를 켜고 대한민국 최첨단 산업도시로 다시 태어나려 한다. 이에 본지는 구미시가 준비하고 있는 경제와 인구회복 방안을 들여다봤다.

 

지역경제 회복 신호탄을 쏘다
방산혁신클러스터·메타버스 허브 등
민선 8기 1년 만에 4조 투자 이끌어내
반도체소재특화단지 유치도 ‘청신호’

청년 지역정착 주춧돌을 놓다
‘구미시 SE7EN UP 청년 정책’ 기획
지역기업 취업 보장·청년 CEO 육성
월세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정책 펼쳐

저출산 위기 파고 넘어라
‘365 소아청소년진료센터’ 올 1월 개원
소아청소년 전문의 24시간 상시 진료
‘아픈 아이 돌봄센터’도 하반기 문열어

사람 몰리는 ‘활기찬 구미’로
1단계 95% 분양률 달성한 국가5산단
내년부터 기업 본격 입주로 인구 유입
통합신공항 배후도시 성장 기반 갖춰

□ 경제가 살아야 인구도 늘어난다

많은 지자체들이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전개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출산율은 급감하는 가운데 지역 인구를 늘리는 방법은 전입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주소갖기운동’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거둘 뿐 실질적인 인구 증대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미시는 민선8기를 시작하면서 지역경제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굵직굵직한 경제회복 정책들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지역경제가 살아야 인구도 늘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초격차 달성을 위한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유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준비했다.

구미에는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입지(국가5산단 2단계 81만평)에 풍부한 공업용수와 전력, 통합신공항과의 거리가 10㎞ 이내로 수출 물류 경쟁력 등 기반시설이 확보돼 있고, 여기에 반도체 소재·부품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 359개사가 밀집해 있어 클러스터 구축이 용이하다. 여러모로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구미시이기에 7월 발표에서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또 구미시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 이차전지 육성 거점센터 구축, 동북권 메타버스 허브 구축 등 총 1천615억원에 이르는 국가 공모사업들을 유치해 추진하고 있다. 국가공모사업 뿐만 아니라 민간투자에 있어서도 민선8기 1년 만에 약 4조원에 이르는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면서 지역경제 회복에 신호탄을 올렸다.

□ 청년 인구를 잡아라

구미시는 경제회복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인구를 유입한다는 기본 전략과 더불어 기존 청년(19∼39세)인구가 더이상 빠져 나가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청년정책들을 전개하고 있다. 시는 지난 1월 인구청년과를 신설하고 청년정책과 인구감소문제에 대응하도록 했다.

특히, 청년 문제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구미시가 청년인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미래산업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청년인구가 2023년 1월 기준 11만5천956명으로, 2018년 13만6천677명에 비해 15%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2년 전체 전출자의 51.6%(2만4천231명)가 20∼30대 청년으로, 지역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청년들의 이탈은 구미시의 평균연령을 40.5세로 끌어올렸다. 이에 구미시는 취업부터 주거, 결혼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는 ‘구미시 SE7EN UP 청년정책’을 지난 2월 발표하고 청년 지역 정착 다지기에 나섰다. 3대 분야 7개 과제 68개 사업으로 구성된 ‘구미시 SE7EN UP 청년정책’은 구미지역 학생들에게 지역 기업에 취업을 보장해주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에는 우수한 청년 인재를 적기에 제공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취업 지원과 더불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치는 청년들을 위해 창업 지원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해 청년 CEO 육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청년들이 저출산 원인의 1순위로 지목하고 있는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월세 지원사업 확대 △청년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보증료 지원사업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등 청년들의 주거 부담 완화 대책과 더불어 청년들의 안정적 자립 기반, 결혼 장려를 위한 지원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월 365소아청소년진료센터 개소식 모습. /구미시 제공
지난 1월 365소아청소년진료센터 개소식 모습. /구미시 제공

□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구미시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도시 만들기’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가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도시 만들기에 집중하는 것은 민선 8기 김장호 시장의 시정 운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그 중 올해 1월 문을 연 ‘365 소아청소년진료센터’는 김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연중 24시간 상시진료하는 체계를 갖춰 지역 소아응급 의료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소아청소년과 입원진료를 중단하고 소아과 폐과를 선언하며 소아진료 대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구미시의 선제적인 대응 사례는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365 소아청소년진료센터’는 구미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 다른지역 주민들도 이용하면서 개소 첫 달인 1월에는 464명, 지난 4월에는 918명이 진료센터를 찾아 4개월 동안 2천200여 명의 환자가 센터를 이용했다.

또 구미시는 도내 최초의 ‘구미형 아픈 아이 돌봄센터’도 하반기 개소를 준비하고 있고, 지난 4월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는 ‘야간연장 어린이집’은 10개소 더 지정해 총 29개소를 운영 중이다. 밤 12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마을돌봄터(9개)’도 도내 최대 규모(70명 정원)로 비산동에 추가 조성한다. 여기에 시민들의 선호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18개소)은 올해 3개소, 내년에 4개소를 추가 설치해 공공보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구미시는 최근 다자녀가정 혜택도 강화했다. 공영 주차장 이용시 다자녀가정 감면 기준을 19세 미만 2자녀 이상으로 확대하고 주차요금을 50% 감면에서 전액 감면으로 확대했다.

또 공공시설 이용료를 50∼60% 감면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다자녀가정이 전기자동차 구입시 보조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종량제봉투 무상 지급혜택과 지역화페인 구미사랑상품권 충전시 구미 다둥e카드와 연계해 자녀수별 추가 마일리지도 지급한다. 세자녀 이상 가정에는 기존 소외계층에게 지원하는 공용차량 무상공유사업과 수도요금 지원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공공부문 고용과 출산·양육 친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환경관리원 채용시 다자녀 가산점 제도를 대폭 확대하고 공무원 다자녀 직원에 대한 근무성적평정 실적 가점을 부여하고 승진우대도 보장한다.

□ 인구유입 견인할 성장동력 확보

구미시는 지속적인 인구유입을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우선 내년부터 국가5산단 1단계(분양률 95%)에 기업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 인구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분양받은 기업 83개사 중 입주 완료한 기업은 10개사이며, 입주예정인 73개사 중 토지사용허가가 완료된 기업은 32개사이다. 토지사용허가 후 입주완료까지 통상 대기업은 2∼3년, 중소기업은 1∼2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인구유입이 점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건국이래 대구경북 최대사업이라 일컫는 대구경북신공항이 인근지역에 건설되면서 구미시는 공항배후도시로서 성장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인천공항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던 항공물류의 변화도 구미지역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2022년 항공수출입 기준에 따르면 대구경북 항공수출입의 구미시 비중은 금액으로는 전체 200억달러 중 159억달러로 79.5%를 차지하고, 중량으로는 6만8천790t 중 2만2천618t으로 32.9%를 차지하고 있어 대구경북신공항의 항공물류 최대 수혜지역을 될 전망이다.

구미시는 신공항 배후도시와 항공물류를 위해 신공항연계 광역철도망구축, 5개 고속도로 연결, 국·지방도 개량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학업부터 취업, 주거, 결혼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청년 지원 정책을 마련해 청년들이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기업과 구미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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