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희

우리가 섬기는 기쁨이 우리를 기뻐할까

날지 않기로 결정한 새에게 우리는 가혹하게 군다

회복기의 환자에게 요구한다

일어나 걷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태양에 기뻐하라고

어서 눈 뜨고 저 달빛도 보라고

보면

어둠은 본 사람을 제단으로 삼는다

제물 된 것이 몸 위에 얹혀 있다

(중략)

몸 위에서 어둠은 자유롭다

우리가 잠든 사이 몸 위에서 많은 일이 벌어진다

가끔 잠들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렇게 한다 (부분)

우리는 누군가에게 “우리가 섬기는 기쁨”에 따를 것을 강요하곤 한다. “날지 않기로 결정한 새”에게도 빛이나 밝음이 우리를 기쁨으로 인도한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어둠은 그 빛을 “본 사람”을 “제단으로 삼는다”고 한다. 어둠은 “우리가 잠든 사이” 많은 일을 벌인다는 것. “잠들지 않은 사람에게도” 어둠은 일을 벌이는데, 그는 날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일 것이다. 어둠이 삶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무시하지 말 것.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