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규
비 내리는 병실에서
빛이 일렁이고 있다
우리는
서로 같은 아침을 바라본다
연한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창을
연다
비를 맞으면서도 눈을 감지 않는
미래를
사랑이라 믿는다
‘우리’ 중 누군가가 아픈가 보다. 병실에 한 사람이 누워 있고 한 사람은 그 옆에서 아픈 이의 손을 잡은 모습. ‘우리’는 “서로 같은 아침을 바라”보고 있다. 창밖에는 비가 온다. ‘우리’의 미래는 저 내리는 비에 젖어들어 무겁기만 하다. 하지만 빛이 비 사이를 뚫고 병실로 들어와 일렁이듯이, 맞잡은 손이 있기에 “비를 맞으면서도 눈을 감지 않는” 미래도 있는 것이다. 창을 열고 맞이하려는 ‘우리’ 사랑의 미래.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