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중

아프지 마라

아프면 희망도 아파

괜찮겠지, 괜찮겠지

여태 하던 가게 문도 닫고

집도 줄이고 줄여서

아주 변두리로 밀렸다지만

질경이만큼 잘 버텨왔잖아

제발 아프지만 마라

아들이 아프면 희망도

아버지도 아파

“아프지 마라”라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식에게 주는 아버지의 말에 깊은 부정(父情)이 녹아들어 있다. 지금까지 ‘질경이’처럼 버텨온 것처럼, 앞으로도 버텨내야 한다는 말. 무슨 일이 있어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당부. 특히 “아들이 아프면” “아버지도 아파”라는 말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아프지 마라”라는 말은 사랑의 표현임을 깨닫게 해주기에. 사랑의 대상이 아프면 자신도 아픈 것이 사랑일 테니.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