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달 30일 오후 가창면사무소 회의실에서 개최한 ‘달성군-수성구 관할구역 경계변경 관련 주민설명회’가 편입반대 주민들의 항의로 무산됐다.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설명회장에서 거칠게 항의했고, 이로인해 찬·반 주민들 간에 고성이 오가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대구시측은 정상적인 설명회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50여분 만에 현장을 떠났다. 주민설명회 절차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대구시는 향후 주민 설명회 일정을 새로 잡을 방침이다.

대구시가 지난 4월 수성구와 달성군에 가창면 행정구역 변경에 대한 의견 수렴을 요청한 결과, 수성구는 찬성 의견을 전달했지만, 달성군과 군의회는 공개적으로 반대 뜻을 밝혔다. 달성군이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군 전체적으로 반대 의견이 높게 나왔지만, 일부 언론사가 가창면민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편입찬성 의견이 우세하다.

이제 ‘뜨거운 감자’는 대구시의회로 넘어오게 된다. 대구시는 조만간 시의회에 관할구역 경계변경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동의안은 상임위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다. 시의회 본회의에서는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3분의 2 이상 찬성을 하면 동의안이 가결된다. 동의안이 통과되면 대구시는 달성군과 수성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와 의회 동의서를 첨부해 행정안전부에 경계변경 조정 신청을 한다.

현재 행정구역 변경에 반대하는 측은 수성구에 편입된다고 해서 가창면이 더 발전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농촌지역에 주어지는 각종 혜택이 사라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찬성 주민들로 조직된 ‘수성구 편입 대책위원회’ 측은 “가창면이 비슬산으로 가로막혀 달성군의 섬처럼 됐다”며 현 행정구역의 불합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은 행정 효율성이나 주민 편의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다. 대구시와 시의회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주민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행정구역변경이 당위성과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