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하얗게 눈 덮인 장항 습지

어쩌다가 외따로 떨어진

쇠기러기 한 마리

찢어진 날개 퍼덕이며

무리 찾아 날아간다

꺼억꺼억, 울음보 터뜨리며

쇠기러기, 너도 나처럼

약간은 외로운가 보다

혼자서는 견디기 힘든가 보다.

외로움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모두 느끼는 정서인가 보다. 저 무리로부터 “외따로 떨어진/쇠기러기 한 마리”의 울음이 시인의 마음을 적신다. 저 기러기의 날개는 찢어져 있다. 시인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이상이 찢어져버린 것일까. 동병상련이다. 동물은 그저 미물이 아니다. 동물 역시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외로운 자들은 서로 기댄다. 시인의 외로움을 들추어낸 저 기러기에 시인이 마음을 기대고 있듯이.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