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꿈에 친구와 놀았다. 우리는 아침부터 밤까지

누구라도 금세 잊어버릴 만한 사소한 일상을

함께 했다. 밥을 먹고, 걷고, 앉아서 쉬기도 하며

울었다. 꿈이어서 숨도 차지 않는 울음을 계속

“거기서는 행복해?”

“아니.”

십수 년 전 스스로 물에 들어가 나오지 않은 친구였다.

죽은 친구는 귀신이 아니라

친구인데 그저 죽어 있을 뿐

꿈속에서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필자도 죽은 친구가 나오는 꿈을 꾼 일이 있다. 깨어나서 깊이 슬펐다. 위의 시의 시인도 친구의 죽음을 경험하고 그 죽은 친구가 나오는 꿈을 꾼 일이 있었나보다. 내가 어떻게 형언할 수 없었던 꿈을 깬 후의 슬픔을, 시인은 담담한 어조로, 하지만 아프게 표현한다. “꿈이어서 숨도 차지 않는 울음”이라니. 그리고 꿈속에서도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