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명산인 팔공산이 지난 23일 우리나라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43년만이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신규 국립공원 지정은 2016년 태백산 이후 7년 만이며, 최초의 국립공원은 1967년 지정된 지리산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날 열린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안을 의결한 후 “이제 팔공산 국립공원은 공원 관리 전문기관인 국립공원공단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훼손 지역의 복원과 핵심 보전지역 내의 사유지 매수, 문화 유산지구 정비사업 등을 통해 팔공산의 우수한 자연·문화·역사 자원이 더욱 소중하게 보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타당성 조사 결과, 팔공산은 22개 국립공원과 대비해 문화자원 가치(동화사, 은해사, 갓바위 등 문화재 92점)는 2위, 야생생물 서식 현황(매·수달 등 멸종위기종 15종 포함, 총 5천296종)은 8위, 자연경관자원 가치(병풍바위, 염불봉 핵석, 가산바위, 치산 폭포 등 77개소)는 7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환경부의 국립공원 지정과정에서 지주들과 마찰이 있었지만 이미 훼손된 사유지는 공원구역에서 해제하고, 편입되는 지역에 대해선 토지 매수 사업 등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탐방로 개선, 안전인력 배치 등 자연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관리시스템이 구축된다. 앞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과 무등산은 탐방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앞으로 팔공산은 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욱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과제는 관광인프라 구축이다. 팔공산은 매년 행락철이 되면 교통체증이 심각하지만, 순환도로 확장 등 도로망 확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집단시설지구도 수십년째 리모델링 되지 않은 채 노후화돼 관광객의 불만이 높다. 이제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만큼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팔공산의 접근성 향상과 관광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