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기획기사 5회 연재

국가와 국가 간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우호도 없고, 불화도 없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역시 그랬다. 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로 기록된 베트남전쟁. 한국군은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 군대와 사생결단의 싸움을 벌였다.

1992년 수교가 이뤄지기까지 19년 동안 베트남은 한국 대중들에게 적성국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그런 불화가 있기 1천여 년 전 한국과 베트남은 호의적 관심을 가지고 교류하던 사이였다. 이런 사실은 그 당시를 연구한 여러 논문을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고려의 왕이 위기에 처한 베트남 왕족 이용상의 정치적 망명을 흔쾌히 받아들여 작위를 주고, 화산 이씨(花山 李氏) 성을 사용하게 해 우리나라로의 정착을 적극 도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지금의 베트남 북부 박린성(省) 뜨선시(市)에서 태동한 ‘리 왕조’는 216년 동안 지속되며 8명의 왕을 탄생시켰다. 1대 왕인 태조 이공온은 베트남인들에게 존경받는 인물. 수도인 하노이 한복판에 동상을 세울 정도의 역사적 위상을 가진다.

바로 이 태조 이공온의 후손이 고려로 망명한 이용상이고, 그들의 후손인 이장발은 1592년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맞서다 목숨을 잃었다. 그 공로가 인정돼 세워진 것이 봉화군 봉성면의 충효당.

21세기에 들어서며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협력은 여러 부문에서 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두 나라의 우호적 관계는 해마다 200만 명의 한국 관광객이 베트남을 찾는 것에서 확인된다.

봉화군은 이런 흐름에 주목하고 몇 해 전부터 충효당 일대에 베트남마을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베트남 주석과 박린성장, 뜨선시장 등도 이 사업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본지는 매주 수요일 5회에 걸쳐 기획기사 ‘봉화군과 베트남 리 왕조의 연결고리를 찾아’를 연재할 예정이다. 고대 베트남 리 왕조의 역사와 봉화군 베트남마을 조성 프로젝트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기대한다. <관련기사 16면>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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