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바이든 워싱턴 선언 발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하고 새로운 개념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공식 발표했다. 핵협의그룹 창설을 골자로 하는 워싱턴 선언은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해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실요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정상회담은 오전 11시15분(한국시간 27일 0시15분)부터 낮 12시35분까지 80분간 이어졌다.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47분간 정상회담 모두발언 및 소인수회담을 한 뒤 캐비닛룸으로 자리를 옮겨 30분간 확대회담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동맹이 글로벌 동맹으로 새 출발하는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인 동맹이 아니고 서로 생각이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를 통해 풀어갈 수 있는 회복력을 가진 가치동맹”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은 우리에게 닥치는 어떠한 도전도 헤쳐 나갈 수 있는 파트너십”이라며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는 와중에 우리 동맹의 협력이 배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의 담대하고 원칙이 있는 일본과의 외교적 결단에 감사하다. 3자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올 것”이라며 강제징용 해법 발표 등 윤 대통령이 주도하는 한일관계 개선에 의미를 부여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무엇보다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이 중요 포인트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미 양국은 북한 위협에 대응해 핵과 전략무기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공동작전을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정기적으로 협의할 것이며, 그 결과는 양 정상에게 보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서는 “확장억제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 다른 것”이라며 “북핵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와 기획, 그에 대한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의논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그래서 더욱 더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선언’에 대해선 “증가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제에 있어 진전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는 필요할 때 동맹과 협의를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취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 핵무기를 재배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의) 전개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법 등과 맞물린 경제안보 공급망 이슈도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별도로 채택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IRA와 반도체과학법에 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기울여온 최근의 노력을 평가했다”며 “긴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지원, 대만 이슈 등도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이 무고한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무력 사용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공동 입장을 확인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문제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인수 회담이 꽤 길었지만 (우크라이나 이슈는) 아주 짧게 언급됐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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