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철

저물 무렵

거리에서 언뜻 스친 너의 눈빛

눈동자 너머 파르르 떨리던 그 빛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너의 눈빛이 나를 따라온다

밤이 깊도록 떠나지 않는 얼굴

무엇을 찾기 위해 어디를 헤매는 그 눈빛

오, 요원의 불길같이 걷잡을 수 없는

우리 생의 목마름이여

시인은 거리를 걷다가 ‘너의 눈빛’과 “언뜻 스친”다. 그 ‘너’는 시인 자신 아닐까. 바삐 지내다가 어느새 잃어버린 ‘너-나’. ‘너-나’는 무엇인가를 갈망해서, “파르르 떨리”는 눈빛으로 “어디를 헤매” 다닌다. 하여 ‘너-나’가 발견한 사람이 ‘나’인 것, ‘너-나’의 눈빛은 이젠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나를 따라”오고, ‘나’는 “불길 같이 걷잡을 수 없는” 그 눈빛에 뜨겁게 달아오르며 “생의 목마름”을 느끼기 시작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