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건

지난여름 네가 그랬지

바다는 썰물 때보다 밀물 때가 더 쓸쓸하다고

오지 않는 사람 기다리는 게 정말 쓸쓸하다고

나는 그 뜻도 모르고 네 손을 놓아주었지

그리고 다시 여름이 왔다

해는 뜨겁고 바다는 즐거운데

나는 빈 배로 바다에 매어 있고

기다리는 바다에는 갈매기만 남았다

‘빈 배’가 되어 “바다에 매어 있”기 전에는 모른다. “오지 않는 사람 기다리는” 일의 쓸쓸함을. 그래서 시인은 떠나는 너를 붙잡지 않고 “손을 놓아주었”던 것이다. 이별이란 무엇인지는, 자신이 홀로 된 후 새삼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알게 된다. 이에 반해 세계는 쓸쓸한 자신보다 더욱 ‘뜨겁고’ ‘즐거운’ 모습처럼 보인다는 것도. 다만 ‘나’의 주변을 맴도는 것은 시인처럼 외로운 갈매기뿐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