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열 전 한동대 교수
장규열 전 한동대 교수

나라가 좁다. 우리나라 면적은 세계 108위에 인구 숫자로는 세계 29위라서 인구밀도가 세상에서 네 번째로 높다. 좁은 땅에 복닥거리느라 늘 경쟁과 다툼이 화두다. 모든 게 좁은 문이고 일상이 긴장과 투쟁의 연속이다. 웬만한 시험은 몇십대 일 경쟁이 다반사가 아닌가. 기회가 없지는 않지만 늘 제한적이고 바늘구멍이다. 다음세대에게 우리는 어떤 내일과 비전을 가르칠 수 있을까. 사회는 늘 복잡하고 치열하며 힘든 싸움만 부추기는데, 청년들은 무엇에 희망을 걸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답답하지 않을까.

호연지기(浩然之氣).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기운이라 하였다. 호연지기를 품고 내일을 설계할 때 인물이 나고 세상이 바뀐다 하였다. 오늘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과 땅 사이에는 한반도만 있는게 아니다. 시선이 가 닿는 지평이 넓어야 한다. 세상 저 끝까지 호기심과 상상력의 경계를 넓혀야 한다. 나라 안에서 우리끼리만 바라보며 이기고 질 생각을 하니 긴장과 고난의 연속이 아닐까.

정치와 사회, 문화와 경제도 국내로만 시선을 고정하면 모든 게 정체되고 탈출구가 좁아 보인다. 생각을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면 뜻 밖에 할 일과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글로벌호연지기를 길러야 한다. 담장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호기심부터 길러야 한다. 우리와 다른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고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경계를 허물어 다른 점을 발견하고 닮은 가닥을 찾아야 한다. 세상의 모습을 글로벌하게 알아야 하고, 세계가 움직이는 방향을 깨우쳐야 한다. 저 밖을 향한 관심과 궁금증을 키워야 하고 조금씩이라도 날마다 세상을 생각해야 한다. 어울려 일하고 겨루며 ‘널푼수’를 키워야 한다. 더 넓게 생각하고 더 멀리 바라보며 더 깊이 느껴야 한다.

국내만 바라보며 답답했던 심사가 글로벌한 지평을 내다보며 넓어져야 한다. 나아진 국격과 함께 자신감도 한층 높여야 한다.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도 자신있게 익혀야 한다. 세상을 만날 준비부터 쌓아 올려야 한다.

글로벌은 이미 현실이다. 펼쳐진 마당을 알아채야 한다. 경쟁과 다툼으로 소중한 에너지를 소진할 게 아니라 글로벌 환경을 깨우쳐 앞서가야 한다. 다음세대는 글로벌호연지기를 장착해야 한다. 좁은 국내를 벗어나 광활한 세상을 열어가야 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 좁은 한반도 갇힐 수가 없다. 상상과 창의로 세상과 겨루어야 한다. 무엇을 바꿀까, 누구와 일할까, 어디에서 펼칠까, 넓고 깊게 생각하는 다음세대를 길러야 한다. 우리의 다음세대들이 글로벌호연지기를 펼칠 때 대한민국의 운명과 국격도 더욱 상승할 터이다.

경북교육을 세계교육의 표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경북교육청의 교육비전이 새롭게 보인다. 구호에 그칠 일이 아니라 실천적이며 구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어릴 적부터 세상을 느끼고 배우고 익혀 세상을 바꾸어낼 인재로 길러야 한다. 좁은 땅에서 경쟁으로 시들어 갈 일이 아니라, 넓은 텃밭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도록 길러야 한다. 글로벌은 교육으로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