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은둔의 현자 호라티우스’
김남우 지음
문학동네 펴냄·인문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를 담은 책 ‘가난과 은둔의 현자 호라티우스’(문학동네)가 출간됐다. 호라티우스는 시골에서의 소박한 삶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자 했다. 처음에는 그도 출세를 꿈꿨지만, 막상 겪어본 도시 로마와 아테네에서의 삶에 실망해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이는 그의 시와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호라티우스는 농촌 삶의 원리를 ‘가난’, ‘은둔’,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정’ 등 세가지로 나누고 농촌 삶을 구성하는 이런 원리들이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가는 원리라고 가르치고 설득한다.

그는 오늘날에도 유명한 ‘시골 쥐와 서울 쥐’ 우화를 풍자시로 지어내 이를 표현했다. 시골 쥐는 부푼 꿈을 안고 서울로 간다. 하지만 이내 거기서 요란한 소음, 개의 위협 등을 겪고 그곳은 자기가 찾던 진정한 장소가 아님을 깨닫는다. 그래서 시골 쥐는 다시 그의 고향, 농촌으로 되돌아간다. “길을 나서라(Carpe viam)”가 후에 “오늘을 즐겨라(Carpe diem·카르페 디엠)”로 바뀔 것임을 알리는 극적인 순간이다. 부와 권력을 좇는 자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살지만, ‘현재의 삶’이 주는 평온은 자족한 자에게 돌아간다. 아직도 회자하는 그의 유명한 말 ‘카르페 디엠’은 그의 이런 삶의 태도에서 나왔다.

궁벽한 삶이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술과 우정 덕택이다. 그는 한적한 시골에서 벌어지는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충만한 행복을 찾는다. 연세대와 카이스트에서 라틴어와 그리스·로마 문학을 가르치는 김남우 박사가 썼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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