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으로 붉게 물든 금오산 정상. /구미시 제공
단풍으로 붉게 물든 금오산 정상. /구미시 제공

금오산(金烏山)은 매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구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1970년 6월 한국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금오산은 뛰어난 경관과 수많은 문화유적, 편리한 교통으로 전국 산악인과 관광객,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대부분이 당일 일정으로 금오산도립공원을 찾다보니 금오산 지역을 관광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구미시도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구미시가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을 금오산도립공원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김천·칠곡 등 3개 지자체에
걸쳐있는 총 면적 37㎢ 명산
남숭산·와불산·필봉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60년만에 개방된 정상 현월봉
마래여래입상·금오산성 등
많은 산악인들에 사랑 받아
금오지 따라 도는 2.4㎞ 올레길
어디에서 출발해도 절경 감상
성리학역사관서 다양한 체험도

◇다양한 이름을 가진 금오산

금오산(金烏山)은 다양한 이름을 가진 산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의 금오산은 아도가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고자 고구려에서 내려와 구미 도개에 있는 모례네 집에 머물고 있던 중 어느 날 저녁놀 사이로 황금빛(金) 까마귀(烏)가 바위산 속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 산을 금오산(金烏山)이라 불렀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천지개벽이 일어나 온 세상이 물에 잠겼을 때 산봉우리가 거무(거미)만큼 남아서 금오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 한 때는 중국 달마대사와 소림사로 유명한 숭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해 해주의 북숭산과 짝을 지어 남숭산이라고도 했다.

금오산은 총 면적이 37㎢로 구미, 김천, 칠곡 3개 기초자치단체에 걸쳐 있다. 3개 기초자치단체에 걸쳐있어서인지, 아님 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다 달라서인지 지역마다 금오산을 다 다르게 부르기도 했다. 산 동쪽인 칠곡·인동에서 바라보면 산 능선이 부처님이 누워 계신 모습과 닮았다하여 와불산(臥佛山)이라 부르고, 산 북쪽 선산에서 바라보면 산봉우리 끝이 붓끝 같다고 해 필봉(筆峰), 산 서쪽 김천에서 바라보면 부잣집의 곡식을 한데 쌓아놓은 노적 같다고 해 노적봉(露積峰)이라고 불렀다.
 

금오산 올레길 전망대 모습.  /구미시 제공
금오산 올레길 전망대 모습. /구미시 제공

◇금오산 관광 자원

금오산도립공원은 구미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만큼 다양한 관광자원들을 품고 있다. 신라말기 도선이 창건했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된 옛 대혈사 터 위에 1925년 다시 세워진 사찰 해운사를 비롯해 도선이 참선해 도를 깨우친 곳이라는 도선굴, 보봉(성주봉 933m) 아래 절벽바위에 새겨진 부처님 전신상인 마래여래입상, 약사봉 절벽에 붙어있는 암자 약사암, 세상을 먼저 떠난 손주가 다음 생에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할아버지의 사연을 담고 있는 오형돌탑, 금오산성과 성안마을습지, 다혜폭포 등이 금오산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다. 여기에 1974년에 개통돼 지금까지 운행되고 있는 케이블카와 험한 비탈길로 숨이 할딱거린다고 해 붙여진 이름의 할딱고개와 너른바위 전망대도 있다.

60년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관광자원도 있다. 달이 걸린다는 뜻의 금오산 정상 현월봉(懸月峯)이 그 주인공이다.

1953년 주한미군이 산 정상을 포함한 2만2천585㎡ 부지에 통신기지를 세워 일반인들은 해발 고도로 10m 낮은 지점까지 올라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구미시가 미군 측과 협상을 벌여 무인기지로 운영되던 군 부대 중 일부 5천666㎡를 돌려받았다. 이후 통신사 중계탑 철거 등의 작업을 마치고 2014년 10월 25일 공식 개방되면서 많은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산 입구에는 호텔 금오산, 금오랜드, 성리학역사관, 채미정, 금오산 생태올레길 등이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오산 보봉(성주봉 933m) 아래 절벽바위에 새겨진 부처님 전신상인 마래여래입상. /구미시 제공
오산 보봉(성주봉 933m) 아래 절벽바위에 새겨진 부처님 전신상인 마래여래입상. /구미시 제공

◇금오산 올레길

금오산의 사계절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금오산 올레길은 구미시민들에겐 일상의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겐 잊지 못할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금오산 저수지는 1945년 1월 1일 저수지 공사를 시작해 1946년 완공한 인공 저수지이다. 644만 4천㎡ 규모 면적에 수혜 면적은 60만㎡이다. 금오산 올레길은 저수지 둘레 2.4㎞ 구간으로 조성됐다. 이 길에는 수변산책로, 부교, 생태습지, 수변공연장, 전망대, 조각공원, 휴식공간 등이 조성돼 있어 구미시민들이 사계절 가장 산책하기 좋은 장소로 꼽는다. 다른 지역의 여느 올레길과는 다르게 출발점이 정해져 있지 않다. 금오산 저수지 밑 대주차장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이 출발하긴 하지만, 백운교 인근과 경상북도환경연수원 주차장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어떤이는 금오랜드 맞은편에 위치한 박희광 선생의 동상이 출발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지점에서 출발하든 금오산 올레길은 사계절 내내 절경을 선사해 주는 곳이다. 날이 좋은 날이면 수달 가족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백운교 밑에서는 잉어떼들이 모여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교도 이색적인 체험이 될 수 있다.

부교 끝 지점에서 야산으로 약 400m 올라가면 금오산 저수지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곳곳에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나온다. 또 금오산 올레길에는 구미시 최초 공립박물관인 성리학역사관이 위치해 있다. 2020년 10월 개관한 성리학역사관은 8만4천285㎡ 부지에 전시관 3개동, 체험관 3개동, 강당, 카페동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넓은 부지를 이용해 모든 시설을 한옥건물로 지어져 금오산 풍경과도 매우 잘 어울리며, 건물 사이사이 만들어진 연못과 폭포도 볼거리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금오산 올레길을 찾는다면 아름다운 풍광의 올레길을 걷다 잠시 성리학역사관에서 전통문화 체험도 해 볼 것을 추천한다.

 

금오산 입구에 위치한 4성급의 호텔 금오산.   /호텔 금오산 제공
금오산 입구에 위치한 4성급의 호텔 금오산. /호텔 금오산 제공

◇금오산 관광활성화

구미시는 금오산도립공원의 관광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금오산 관광 시설 개선을 위해 전망대와 케이블카 등의 관광인프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금오산 인근 관광 편의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한 개발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달 타당성조사 및 기본구상계획용역을 시작했다. 시는 내년 4월 공원계획변경 및 기본계획용역도 시행하고, 2024년 10월에는 실시설계 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는 이 모든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5월쯤에는 금오산 관광자원개발 사업을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구미시가 추진하는 관광활성화 방안을 들여다보면 우선 금오산도립공원 주 진입로 상습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진입도로망 확장 및 우회도로 개설 사업과 금오지에 춤추는 경관분수 조성사업, 금오산 잔디광장 야외공연장 설치사업, 제5 주차장 조성공사, 할딱고개 전망대 설치공사, 등산로 위험구간 정비사업 등이 있다. 구미시는 케이블카 조성사업은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다.

 

호텔 금오산 객실에서 바라본 풍경.  /호텔 금오산 제공
호텔 금오산 객실에서 바라본 풍경. /호텔 금오산 제공

구미시의 이러한 노력을 당일 여행지였던 금오산도립공원을 머무는 여행지로 거듭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미시만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구미의 대표 숙박시설인 호텔 금오산도 머무는 관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객실 수 130개인 4성급 호텔 금오산은 그동안 관광객보다는 비즈니스를 위한 국내외 바이어들에 초점이 맞춰진 숙박시설이었다. 하지만, 구미시의 관광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금오산도립공원과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인근 관광자원들과 연계한 상품을 만들어 홈쇼핑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금오산의 가을 정취를 고스란히 담은 이 상품은 방송시간 마감 전에 모두 소진되면서 매주 주말 80여 그룹의 전국의 관광객들을 금오산으로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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