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강변 핑크뮬리.
안동강변 핑크뮬리.

안동과 영천 등 유명 관광지에도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한 번 가보고 싶어도 못가봤던 두 지역의 단풍명소들을 소개한다. 이번 주말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꼭 한번 단풍여행을 떠나보자.

낙동강변 유려한 물길 따라 형형색색 안동이 빛난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낙강물길공원’

은행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등이 주를 이룬 안동댐 수력발전소 입구는 10월 말이면 울긋불긋 색깔의 향연을 펼친다. 특히 발전소 입구 좌측에 자리한 낙강물길공원(구 안동폭포공원)은 초록의 수련이 짙게 깔린 인공연못 위로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드리워진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안동시가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안동루에 오르면 왼편의 샛노란 은행나무 길과 오른편의 새빨간 단풍나무 길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가을 감성으로 가득해진다.
 

월영교.
월영교.

△ 옐로우 카펫 따라 거니는 월영공원

국내 최장 목책교로 안동호를 가로지르는 월영교가 있는 월영공원 은행나무 길은 가을을 만끽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특히 강변을 따라 백여 미터가 넘게 조성된 은행나무 길은 샛노랗게 물든 잎들이 길 위로 소복이 내려앉아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연인과 걷기에는 최고의 장소다. 특히, 은행나무 길 뿐만 아니라 울긋불긋 소소한 단풍나무와 물안개 낀 월영교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함께해 매년 이맘때 즘 사진작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안동민속촌’과 ‘안동호반나들이길’

안동민속촌은 또 하나의 작은 안동이다. 안동댐으로 수몰된 민속 문화재가 한자리에 모여 있어 그 의미로도 남다르지만 안동호의 풍광을 안고 에두른 8만여 그루의 나무와 민속촌의 초가 지붕은 예 선조들이 보는 가을의 못브을 재현한다. 또한, 안동민속촌을 지나 안동댐 보조호숫가를 따라 도는 호반나들 역시 단풍 명소이다. 이 길은 호수 속에 반영된 단풍과 고요한 숲 내음으로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천년사찰 세계유산 ‘봉정사’

천년사찰인 세계유산 봉정사는 늦가을 정취가 만연할 때 고즈넉함이 더욱 깊어지는 곳이다. 봉정사를 에두른 비스듬히 살아온 고목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의 품위에 걸맞게 고혹적인 붉은 단풍으로 자태를 뽐낸다.

특히, 이곳에는 단풍 외에도 가을 국화가 만개해 꽃과 단풍이 어우러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도산서원. /안동시 제공
도산서원. /안동시 제공

△세계유산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세계유산 하회마을에 가을이 오면 제방을 따라 심긴 벚나무와 전통가옥, 그리고 집안에 심어진 감나무 등이 단풍에 물들어 각각의 색깔을 뿜어내며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한다

도선서원은, 진입로의 진 붉은 빛깔의 단풍나무는 물론 도산서당과 전교당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 서원의 곡선미와 함께 더욱 화려해진다. 시사단을 마주하고 앉아 나지막이 내려다보이는 풍광에 노을까지 가세하면 그 풍광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갑시다, 나랑. 나랑 ‘만휴정’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장소로도 유명 ‘만휴정’도 추천하는 장소다. 가파른 기암에 흐르는 송암폭포 곁으로 자리한 아담한 정자가 하나 눈에 띄는데, 바로 만휴정이다. 이곳은 가을이면 본래 하나의 자연인 듯, 단풍으로 물든 깊은 산새 안에 어우러진 정자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을엔 핑크샤워 ‘안동강변 핑크뮬리 그라스원’

울긋불긋 익숙한 가을단풍에 질리면 탈춤공연장 앞을 찾으면 된다. 바로 안동강변의 ‘핑크뮬리 그라스원’이다. 이곳은 가을이면 이색적인 ‘핑크샤워’ 할 수 있는 곳이자 영가대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포토존을 담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핑크뮬리는 실물로도 고혹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만 사진에 담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살짝 밝은 필터를 적용하면 어디서나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가을의 은해사.
가을의 은해사.

아기자기 숨은 단풍비경이 반기는 ‘별의 도시’ 영천

별의 도시 영천 가을이 깊어가면서 밤 하늘의 별빛은 더 영롱해지고 대지는 울긋 불긋 오색 물감으로 물들어 간다. 영천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만큼 발길 닿는 곳마다 단풍이 선사하는 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늘을 향해 걷는 길, 보현산 천수누림길

전국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영천시 보현산 정상(해발 1천124m)에는 국내 최대 천문대인 보현산천문대가 위치해 있다.

보현산 정상인 시루봉에서 천문대로 약 1km 이어진 천수누림길은 천수를 누릴 수 있는 하늘길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다. 산림 훼손 없이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름 모를 야생화와 오색 단풍나무로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데크길 정상에 서면, 맑은 가을 하늘을 향해 걸어온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사방이 뻥 뚫려 영천시가 발아래 펼쳐진다. 산 정상에 있는 천수누림길로 가기 위해서는 산허리를 타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억새로 어우러져진 이 길 또한 절경이다.
 

보현산 천수누림길. /영천시 제공
보현산 천수누림길. /영천시 제공

△ 자양면 곳곳에 숨겨진 단풍 명소

자양면은 영천댐과 어우러진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자동차로 영천댐 일주 도로를 달릴 때 보이는 가을 경치는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영천댐은 높이 42m, 제당길이 300m에 9,640만톤의 저수량을 가진 다목적댐이며 댐 주변을 따라 펼쳐진 벚꽃나무 길로 계절마다 다른 절경을 이뤄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자양면에는 문화유적도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자양면 소재지 입구인 성곡리에는 강호정, 하천재, 삼휴정 등 유형문화재인 6개의 고택이 모여 있는 고즈넉한 산길이 있다.

영천댐 수몰지구로 편입되어 현 위치로 이건 되었으며, 들어오는 입구부터 우거진 소나무 숲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대자연의 청량함을 선사한다. 송림을 지나 단풍으로 둘러싸인 6개의 고택을 따라 걷노라면 속세에 찌든 고단함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
 

자양면 하천재.
자양면 하천재.

△은해사 굽이굽이 암자 기행

영천시 청통면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고찰 은해사는 국보 제14호인 거조암 영산전을 비롯해 백흥암, 운부암, 중암암, 기기암 등 8개의 산내 암자와 54여 개의 말사를 거느린 조계종 제10교구의 본사로 그 위용이 남다르다.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 템플스테이 연수원까지 이어지는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뒤덮인 산길을 쉬엄쉬엄 걷다보면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100년 넘은 소나무숲과 100여 년생 참나무와 느티나무가 서로붙어 자라고 있는 연리지가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특히 천년고찰이라는 역사에 걸맞게 괘불탱(보물 제1270호), 대웅전 아미타 삼존불 등 많은 소장 문화재들이 있으며, 대웅전 보화루, 백흥암 등의 현판 글씨가 모두 조선시대 명필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어서 더욱 새겨 볼만 하다.

△ 500년간 자리 지켜온 은행나무가 있는 임고서원

500년 동안 임고서원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는 가을에 더 우아한 자태를 뽑낸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흐드러진 은행나무는 은은하면서도 웅장한 자태에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지난 세월을 품고 있는 듯하다.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에 소재하는 임고서원은 고려 말 충절을 지킨 충신 포은 정몽주(1337~1392)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임고서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도 알록달록하게 물들어 고즈넉한 서원의 지붕들과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경치를 제공해준다.

특히 임고서원 옆 임고 초등학교는 아름다운 학교 숲 대상에 선정된 적이 있을 정도로 플라타너스 나무와 은행나무 등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나무가 인상적이다.

/조규남·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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