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2022 경북 원자력포럼이 25일 오후 경주 블루원 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회, 기다리지 말고 만들어 가자!’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듣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2022 경북 원자력포럼이 25일 오후 경주 블루원 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회, 기다리지 말고 만들어 가자!’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듣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5년만의 원자력 산업 생태계 부활이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 강국으로 재도약을 천명했다. 최근 원자력 산업 수출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탈 원전 정책으로 그간 성과는 추락했고 빛이 바랬다. 현 정부의 탈 원전 정책 폐기로 이제 원자력의 불확실 상황이 정리가 됐다.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고 원자력 산업의 중심지인 경북·경주의 현재와 미래를 현 시점에서 짚어보기 위해 ‘2022 경북 원자력포럼’을 마련했다.

25일 경주 블루원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산업과 관련된 화두들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김규태 동국대학교 교수,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기조강연 - 김무환 포스텍 총장
“과학기술 인재 양성·기술개발로 지방소멸 대응”

원자력-혁신에너지 등 미래 대표 과학기술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분야 최고의 전문가 영입과 양성,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업,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이 필수적이다. 또한 우수한 인재와 함께 세계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지방 정부, 연구소, 대학이 함께 장기적인 계획 아래 같이 움직여야 한다. 인재 영입과 양성,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필요한 자금과 함께, 지방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지방 정부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인재 확보와 매년 필요한 R&D 비용을 충분히 투자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중앙정부 주도의 공모과제 선정의 기회를 기다리게 된다. 이제 경주시와 경북도가 선택 분야 육성을 위한 확고한 지원 의지와 협력을 통해 유·무형의 자원을 스스로 준비할 때이다. 중앙정부도 지방의 특색에 맞는 분야를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연구 예산 집행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블록펀딩을 통한 지원을 대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혁신에너지로서의 원자력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방정부와 연구소(문무대왕과학연구소), 기업(한수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및 대학(동국대, 포스텍)이 한 방향으로 함께 협력해야 한다. 나아가 원자력산업에 필요한 융합 분야는 폭 넓은 타 지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지방소멸을 같이 막아내야 할 것이다.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주제발표 -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클린에너지 문제 해결 SMR 국가산단 유치 과제”

‘글로벌 첨단원자력 기술 허브 미래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의 미래, 나아가 경상북도의 미래는 원자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현재 경북은 국내 원전 24기 중 19기를 운용 중이다. 또한 울진 신한울 2기와 울산 지역 신고리 2기를 건설하고 있기도 하다. 2006년 한수원을 유치한 경주와 경북은 이후 양성자가속연구센터와 혁신원자력연구단지도 유치했고, 혁신원자력 연구단지도 지난해 착공했다.

혁신원자력의 최적합 지역으로 주목받는 경주는 혁신원자력 R&D 연구기반을 갖추고, 원전 수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상생의 기틀을 만들겠다는 이른바 ‘K-원자력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는 미시적으로 4개 분야 12개 과제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이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향후 경주의 전략과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클린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SMR 국가 산업단지다. 이는 제20대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문무대왕 과학연구소의 지속적인 발전 전략 수립,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의 첨단화, 수소 에너지 혁신 클러스터의 구축, 원자력 신재생 상생단지 조성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2040년까지 주요 사업으로 진행될 차세대 극한환경 연구개발 클러스터 조성, 같은 기간까지 진력할 양성자 가속기 첨단 연구단지 구축 등이 향후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김규태 동국대 석좌교수
김규태 동국대 석좌교수

주제발표 - 김규태 동국대 석좌교수
“고준위 방폐물 관리사업 성공추진 위해 힘 모아야”

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 로드맵에 의하면 2023년까지 부지 선정절차를 착수하고, 2036년까지 관리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다.

2043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중간시설을 확보하고, 지하연구시설 건설 및 운영을 착수한 후 2050년까지 지하연구시설의 실증을 종료한다. 2060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 지원과 소통체계의 구축, 기술개발과 인력의 양성, 전담조직의 구축과 법 체계의 개편이 필수적이다. 한편, 가압경수로 습식저장시설의 포화시점을 고려하고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의 확보 전까지는 주민의견을 수렴한다. 원전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구축하고 이 시설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계획이다. 향후 사용후핵연료 중간시설이 확보되면 즉시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에 저장된 사용후핵연료를 확보된 중간시설로 이송할 계획이다.

현재 고준위 방폐물 관리 관련 국가정책의 법제화를 위해 김성환, 김영식, 이인선 의원 등이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에 있다. 발의된 법안은 향후 국회소관위원회에 병합심사 예정이다.

EU 의회에서는 금융이나 자금이 기업의 환경친화 경영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녹색분류체계를 올해 7월 가결했다. 이 체계에는 원자력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원자력이 포함된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이 발표된 상태에 있다.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주제발표 -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원자력 로봇·추진체 인간영역 확장에 기여할 것”

최근 글로벌 화두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원자력의 친환경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탄소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분류했고 유럽에서는 최근 친환경 에너지에 원자력을 포함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따라 친환경으로 분류하고 있다.

원자력은 청정 전기를 직접 생산해 탄소중립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고온수전해 기법으로 수소를 생산해 수송 부문이나 제철, 시멘트 공장 등의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고온 수전해는 저온 수전해와 비교할 때 전 세계적으로 초기 진입 단계이기에 우리나라가 중간진입 전략으로 원자력 강국이 된 것처럼 노력 여하에 따라 수소 강국도 될 수 있다.

원자력 산업에도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컴퓨터에 원전의 쌍둥이를 만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대폭 높여 준다. 원자력 로봇은 방사선 준위가 높은 장소에서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을 줄이게 한다. 우주용 원자력 로봇이나 원자력 추진체는 인간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3D 프린팅과 같은 혁신 제조 기법과 머신 비전과 같은 혁신 건설 기법으로 원자력발전소의 건설단가 상승을 억제해 싼값에 전력이 가능해 지고, 그 결과 가난한 사람들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사랑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주제발표 -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소형모듈식 원자로 개발, 지속가능한 산업 시대로”

소형모듈식원자로 SMR은 국제적으로 전기출력 300MWe이하의 작은 원자로를 칭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의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크게 구분돼 나뉜다.

여기서 모듈의 의미는 원자로내 주요기기 부품을 의미할 수도 있고, 원자로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 주요부품을 원자로 내에 모듈식으로 배치하거나 원자로를 모듈식으로 여러 기 배치함으로 안전성, 유용성, 경제성 등을 제고할 수 있다.

SMR은 전기생산, 공정열 이용, 수소생산, 해수 담수화 등의 다양한 목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며, 특히 적절한 출력변동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와도 공존이 용이하다.

전세계적으로 70여 개 이상의 SMR이 개발중이며, 원자력선진국은 SMR 개발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가적 지원을 하고 있다.

SMR은 지속가능한 원자력 산업전환의 기회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SMR이 개발 중이다. 국내 원전 추가 건설은 한계에 도달했다. 임계규모 유지가 어려운 대형 원전 사업구조와 공기업 위주의 독점 구조의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내수에서 수출로, 대형에서 소형으로, 공공에서 민간으로의 이동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또 대형원전 경험의 활용과 산학연의 긴밀한 협조, 인허가 기술 개발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SMR 개발을 위해서 인공지능, 자율운전, 3D 프린팅 등의 선진 기술이 원자력에 접목된다. SMR 기술 개발의 완성을 통해 원자력은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원자력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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