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까치가 운다

느티나무 잔가지에 앉아

나무는 울음에 맞춰 몸 흔든다

울음이 가지를 누르면 하늘이 올라간다

울음을 먹고 자라는 이파리

까치의 울음은

나무가 살아가는 힘이다

자신의 곁-‘잔가지’-에 앉은 까치의 울음으로부터 살아가는 힘을 얻는 느티나무. 이는 ‘클리셰’라고도 하겠지만 세계의 존재자들이 삶을 살아가는 양상임을 부정할 수 없다. 존재자들은 사물의 울음들을 먹으며 자라나며 그 “울음에 맞춰 몸 흔”들며 살아나가는 것, 이 몸 흔들기가 시인의 입장에서는 시 쓰기가 될 것인데, 그것은 “울음이 가지를 누르”자 올라가는 하늘을 향하여 비상하고자 하는 염원을 표현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