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
작전 참전자 772명의 호국혼 기려

영덕 남정면 장사해변에서 열린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

“열일곱, 열여덟 어린 나이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장사상륙작전 참전 학도병들의 애국심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21일 오전 10시 30분 영덕 남정면 장사해수욕장에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이 열렸다.

이 행사는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크게 기여해 전황 역전의 기폭제가 된 장사상륙작전 참전자 772명을 기리기 위해 준비됐다.

젊은 열정과 애국심을 무기로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이들 중 600여 명은 채 스물이 되지 않았던 소년들.

이들은 불과 보름의 짧은 훈련기간을 거쳐 북한군 주력부대와 맞붙었다. 낯선 장사 해변에서 만난 태풍과 빗발치는 적의 총탄에 굴하지 않았던 학도병들은 군사전문가들이 “성공 확률이 1/5000도 되지 않는다”고 우려한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학도병들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다.

그날 장사해변으로 상륙한 이들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겨우 10여 명 안팎. 그들은 이미 아흔을 넘겼다. 장사상륙작전 생존 노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는 그들의 호국보훈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담았다.

환영사를 전하기 위해 연단 앞에 선 류병추 장사상륙작전기념사업회장은 아흔둘의 나이임에도 또렷한 목소리로 “그날 숨겨간 전우들의 영령이 앞으로도 조국을 지켜줄 것”이라는 말로 500여 명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기념식에 자리를 함께 한 김광열 영덕군수, 손덕수 영덕군의회 의장, 문병삼 50사단장 등은 입을 모아 “오늘의 우리나라를 있게 해준 장사상륙작전 참전자들에게 감사드리며, 그들의 호국혼은 아직도 우리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사상륙작전 생존 노병 중 3명은 미8군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전승기념식에 참석한 노병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러 영덕군 어린이집 아이들이 줄을 지어 아장아장 등장할 때도 참석자들 사이에선 큰 박수가 터졌다.

이번 기념식은 LST 문산호를 본떠 만든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이 바라다 보이는 전승기념탑 앞에서 진행됐다.

멀리 파도가 몰려오는 장사해변. 1950년 9월 14일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어린 군인들의 혼을 위로하는 헌시(獻詩)와 ‘청춘의 불꽃이여-장사 학도병’ 노래가 전승기념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영덕군에 따르면 행사가 열린 영덕 남정면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일대는 갈수록 방문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올 1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을 찾은 이들은 모두 12만8천여 명. 이들은 입장료를 지불하며 자발적으로 기념관은 찾은 사람들이기에 그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이와 함께 향후 전승기념관으로 꾸며진 LST 문산호의 수리·보수와 내부 관람 콘텐츠의 다양화 등을 위해선 전승기념관 관리를 영덕군이 아닌 국가에서 맡아야 한다는 조언도 들려오고 있다.

/홍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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