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도에 비해 변변한 홈피도 없이 페이스북만… 사업 방향도 들여다 볼수 없어
보여주기식·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문화도시 예술생태계 만들어가야”

제주도 서귀포시 문화도시 프로그램 홍보 리플렛.
포항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제1차 법정문화도시 조성사업을 3년째 진행 중이다. ‘철의 도시, 문화도시’라는 비전 아래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서의 전환을 모색해오며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찌 보면 포항은 지진이라는 재난으로 인해 문화도시 선정에 혜택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법정문화도시 포항의 타이틀을 가지고 2년 동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문화도시로서 예술가들에게는 얼마나 변화가 있는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다.

일부 언론에서는 포항문화재단이 포항만의 예술지원시스템을 개발·적용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창작자의 성장지원을 통해 예술가가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문화적 정주 환경을 개선해 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철강산업 쇠퇴를 문화로 풀어보자는 취지로 포스텍과 함께 Art&Tech Lab을 구성해 그랜드 마리오네트 아시아 거점 구축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여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법정문화도시인 타지역의 문화도시사업을 살펴보면, 원주문화도시지원센터와 천안문화도시 홈페이지에는 현재 진행 상황과 사업에 대한 취지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시민들에게 법정문화도시를 통해 자신의 도시가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는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제1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도시 중에서 지역자율형인 포항, 청주, 부산영도구, 서귀포의 문화도시사업에서 예술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분석해 보았다.

문화도시 청주는 ‘기록문화창의도시’ 타이틀로 ‘시민을 기록하다, 마을을 기록하다, 예술로 기록하다, 청년을 기록하다’로 이제까지 사업의 방향성을 알려주고 있으며 예술가들과 함께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고자 함을 알 수 있다.

부산시 영도구도 ‘영도문화도시’ 타이틀로 페이스북을 활용하며 문화예술교육 거점 지자체로 나아간다는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다.

서귀포는 ‘문화도시서귀포’ 홈페이지를 만들어 법정문화도시가 무엇인지, 그리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과 기록을 잘 소개하고 있다.

포항은 ‘포항문화도시’ 타이틀을 가진 변변한 홈페이지도 없이 페이스북만 활용하고 있으며, 법정문화도시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현재의 방향성은 어떤지 들여다볼 수도 없다. 법정문화도시 사업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문예진흥팀의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과 생활문화교육팀의 생활문화지원사업 정도가 예술가들에게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알고 있다.

관련 문화도시 홈페이지나 SNS홍보를 통해 보면 과연 문화도시로 지정된 도시가 이 사업을 통해 예술가들은 얼마나 문화예술이 일상화되었다고 피부로 느낄까 생각해볼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예술가는 자신의 삶 영역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 문재인 정부에서는 코로나로 힘든 시각 예술가들에게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사상 초유의 지원을 해주었고, 이에 예술인복지재단에서도 얼마간의 지원을 해주어 예술 활동과 생활 지원을 받았다. 예술인증명을 받은 예술가들에게 한정된 사업이다.

포항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최모(55) 씨는 “포항문화재단에서 예술가들을 위한 지원 방법을 보면 작년 예술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산다는 타이틀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연차적으로 활용하는지 모르겠다. 재단에서 하는 문화사업을 보면 보여주기식, 일회성, 단발성에 그치고 있다. 좀 더 지속성을 가지고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문화도시로서의 예술생태계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타지역에서는 예술가와 일촌맺기를 통해 함께 상생하는 방안도 하던데, 자기들만의 카르텔로 이렇게 진행한다면 2년 후 법정문화도시사업이 끝났을 때 과연 무엇이 남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한국의 ‘브랜드’를 만드는 힘은 문화콘텐츠다. 백범 김구 선생의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말처럼 사업의 지속성과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도시포항’을 기대한다. /서종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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