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 합의추대 시나리오 불발에
경선 합류할지 놓고 관심 커져
당내선 “표심 쏠릴 것” “무리”
재선 이용호 가장 먼저 출사표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선출이 15일 재선 이용호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 방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일부 친윤계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부상했던 ‘주호영 합의추대’시나리오가 불발되면서 5선의 주호영 의원이 경선에 합류하며 원내대표 재수에 도전할지가 전체 판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재선의 국민의힘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다시 그 인물, 다시 그 구도를 확실하게 벗어버리고 계파를 파괴하고 선수를 파괴하고 지역구도를 타파해 새로운 모습으로 당을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당이 큰 위기를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돌려막기, 추대론 등 과거 회귀적 발언들만 나오고 있다”며 “위기일수록 치열한 토론과 경쟁을 통해서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게 살아 있는 정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에게 “지금 비상 상황이어서 추대를 하자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대한민국 역사를 뒤집어보면 6·25 전쟁 중에도 선거를 치렀다. 비상 상황일수록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경선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선 국면인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며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거쳐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를 지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사의를 밝힌 이후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초·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날 출마 선언이 나오면서 추대론은 사실상 무산됐다.

당내에선 주 의원이 경선에 뛰어든다면 주 의원에게로 표심이 쏠려 사실상 ‘추대’의 효과를 낼 것이란 의견과, 주 의원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이미 한 차례 원내대표를 했던 만큼 합의추대가 아닌 이상 경선까지 치르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이 의원의 기자회견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해도 원내대표에 출마하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상황을 보고 있다. 답을 안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당초 주 의원은 합의추대가 가능하다면 두번째 원내대표직을 맡을 의향이 있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추대는 불발됐지만, 주 의원이 경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의원들도 적지않다. 주 의원이 원내대표를 한차례 맡아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고 직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될 정도로 용산 대통령실과의 소통에도 강점이 있다는 논리다. 반면 최다선인 주 의원이 두번째 원내대표직을 차지하기 위해 경선에 뛰어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주 의원이 법원의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던 직전 비대위원장이었던 점을 들어 ‘도로 주호영’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여기에다 이날 이용호 의원의 출마선언을 시작으로 원내대표 후보군에 속하는 다른 중진 의원들의 출사표도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불과 나흘 앞둔 새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4선 김학용, 3선 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 등이다. 이중 조해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마 계획과 관련해 “가부간에 오늘 (입장을) 정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애초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4선의 윤상현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선출을 ‘가처분 사태’가 일단락된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실상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당규에 따라 16일 공고 절차를 거쳐 오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치러진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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