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대위, 당직 인선 마무리 등 전열 재정비로 본격 닻 올려
李 가처분 최대 변수… 전대 시기 등 내홍 소지도 아직 여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인‘정진석호(號)’가 14일 첫 회의를 열고, 원내대표 경선 일정 등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준석 전 대표가 새 비대위원장·비대위를 대상으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어떤 풍파를 만나게 될지는 미지수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첫 회의를 주재하며 “임무는 자명하다. 국정운영의 두 엔진 중 하나인 집권당을 정상화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튼실하게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비대위는 첫 회의를 열고 새 조직부총장·비서실장 등 당직 인선을 단행, 지난 7월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및 최고위원의 줄사퇴 이후 전임 ‘주호영 비대위’의 조기 낙마 사태까지 진통을 거듭해온 여당 지도체제가 전열을 재정비했다. 사무총장과 대변인은 유임키로 했다.

그렇지만 아직 ‘정진석 비대위’가 온전히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 전 대표의 ‘대 국민의힘’ 가처분 소송전이 다시 법원의 심판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주호영 비대위’를 좌초시킨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소송전’은 이제 정진석 비대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새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진행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 등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이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심리를 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오전 11시 법원에 출석했다.

정 위원장을 겨누고 있는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 안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새 비대위의 존속 여부뿐만 아니라 집권여당의 명운이 갈림길에 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대위가 또 좌초될 경우 당내 혼란은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부는 가처분이 또 인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당내 의사결정에 대해 법원이 브레이크를 걸지는 않으리라”고 말했다. 김종혁 비대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정당이라는 것은 자유로운 결사이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며 “사법 자제가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가 정치와 외교”라고 강조했다.

‘가처분의 벽’을 넘어선다해도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 국민의힘은 당규에 따라 오는 16일 공고 절차를 거쳐 오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치른다. 원내지도부를 띄우고 나면 곧장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국면으로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데, 전대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논란이 적지않다. 이는 비대위 임기와도 맞물리는 문제인데다가 당권 주자들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시기나 룰을 정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윤 프레임’극복도 정진석호가 풀어야할 과제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정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비대위에는 당내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정점식 전주혜 의원을 비롯해 김병민 전 대선 선대위 대변인 등이 두루 포진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이와 관련, 회의 후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뭐…‘비(非)윤석열’성향으로 구성하는 게 옳은 건가”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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