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내 의견 두 기류 갈려
초·재선 친윤선 “朱 합의 추대”
본인 출마 염두 중진들 ‘회의적’
선관위 구성 이후 정리될 전망

오는 19일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내에선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와 선출 방식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데다 당내에선 주호영 의원을 합의추대 하는 방안과 모든 후보들이 경쟁하는 경선론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초·재선 친윤(친윤석열)그룹들은 최다선이자 1차 비대위원장으로 낙점됐던 주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 의원은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반면 중진의원들은 주 의원의 ‘합의추대’에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저마다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실제로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후보군만 해도 김학용·윤상현·홍문표(4선), 김태호·박대출·윤영석·윤재옥·이종배·조해진(3선), 이용호(재선) 의원 등 10명에 달한다.

결국 새 비대위 출범 후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돼야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친윤그룹 일각에서 제기된 주 의원 합의추대론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갑작스럽게 진행된 점에서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새 비대위 출범→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원내대표 선출 등 급박한 스케줄을 오는 19일까지 소화하려면 경선보다는 합의추대가 현실적이란 논리에서다.

또 이번 정기국회에선 ‘김건희 특검’,‘이재명 수사’등으로 야당과의 일전이 예고된 상태란 점도 다양한 당직경험을 가진 주 의원 추대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13일 “김건희 특검과 국정조사 등 원내에서 야당과 밀고 당길 일이 많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대한 입법 작업에도 나서야 한다”며 “노련한 대야협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 의원 추대론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주 의원을 합의추대 한다면, 임기는 정기국회 또는 권 원내대표의 내년 4월 임기까지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한 중진의원은 “여러 상황상 합의추대를 할 수는 있겠지만 1년짜리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 의원은 “의원들의 여론을 지켜보겠다”고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중진의원들은 ‘주호영 추대론’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며 반대하는 분위기다. 이번 원내대표는 당 내홍 수습, 용산 대통령실과의 원활한 소통, 정기국회에서의 대야 협상 등 중책을 떠안게 된다. 그런 만큼 투표로 선출해야 리더십에 정당성이 부여된다는 논리가 바탕에 깔려있다.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언론사 인터뷰에서 ‘주호영 추대론’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한 번 했던 원내대표를 또 한다는 것은 국회 관례에서 보지 못했다”며 “어차피 경선으로 원내대표가 뽑히니 의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진들 가운데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선관위에 복수 후보가 등록한다면 경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조만간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4선의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의원들의 여론을 듣고 오늘이나 내일 중 출마선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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