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순

동경을 기웃

서울을 기웃

널빤지도 없이 홀로 공중에 솟구어

북풍받이 중천에서 헤매는 널뛰기 놀이

해저문 도시 빌딩 사이사이

서리 내린 뒷골목

오류의 역사 깊은 그늘에 갇혀

반 쪽빠리도 온 쪽빠리도 아닌 재일교포

안주할 보금자리 찾아

지친 듯 미친 듯

이곳저곳 기웃기웃

널뛰기 바쁘다 (부분)

재일교포인 시인은 한국이나 일본, 어느 곳에도 안주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 그에겐 발 딛을 수 있는 기반이 없다. 다만 널빤지도 없이 “헤매는 널뛰기 놀이”만 “지친 듯 미친 듯” 해 나갈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양쪽 나라 사람들 모두에게 배척받는다는 느낌만을 갖게 된다. 특히 한국인의 배척이 더 심하다. 한국에서 “반 쪽빠리도 온 쪽빠리도 아닌 재일교포”는 일본인보다도 더 소원한 대상으로 취급되기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