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학술대회 200여명 참석
“귀한 문학인, 새로이 영접해야”

‘2022 한흑구문학연구 학술대회’에 참석한 발표자와 내빈들의 기념촬영 모습. /포항시 제공
‘2022 한흑구문학연구 학술대회’에 참석한 발표자와 내빈들의 기념촬영 모습. /포항시 제공

포항 최초 근대적 지식인이자 수필의 명작인 ‘보리’외에도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시, 소설, 평론을 썼던 작가. 단 한 줄의 친일문장도 쓰지 않았고 수양동우회 활동으로 항일의 옥고를 겪었던 문학인. 한흑구(1909∼1979) 선생의 선구적 지성과 문학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포항시는 한흑구 선생의 문학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 ‘2022 한흑구문학연구 학술대회’를 11일 포스텍 내 포스코국제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흑구기념사업추진위원회(회장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주관으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총 5명의 발표자가 참여한 가운데 ‘한흑구 문학의 장르별 조명과 한국 현대문학사의 의의’라는 주제로 한흑구 문학에 대한 연구발표가 이어졌다.

학술대회 기조연설에 나선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한흑구 문학의 특질과 한국 현대문학사의 의미’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그는 각각의 구분된 장르의 문학들을 각기 실험한 ‘쪽모이’의 문학인이 아니었으니, 한국 현대문학사상 가장 드넓은 하나의 세계를 가진 뜻깊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한흑구는 무엇보다 일제 강점기의 한국문학을 새롭고도 풍요롭게 만들어준 감춰진 문학인으로 이해된다”며 “이제 한흑구 정본 전집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서 그와 함께 이 모든 조사와 연구에 충실을 기함으로써, 우리가 잊고 있던 한 귀한 문학적 존재를 우리들의 집에 새로이 영접해 들여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이어진 주제발표는 ‘불멸의 민족혼 한흑구와 그의 소설에 나타난 미국’(이경재 숭실대 교수), ‘한흑구 초기 시의 모더니즘 경향과 칼 샌드버그의 도시 민중시학’(박현수 경북대 교수), ‘한흑구의 영미문학 수용과 문학관 정립’(안미영 건국대 교수), ‘해방 이후 한흑구 수필과 민족적 장소애(場所愛)’(안서현 서울대 교수) 등 4개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이대환 소설가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민충환 문학평론가, 안철택 경북대 교수, 이희정 대구대 교수가 참여한 종합토론에서는 한흑구의 삶과 문학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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