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비상 상황 의견 모아
김기현·안철수 의원 이어
친윤계 일부도 합류할 듯

국민의힘이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지난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한 지 21일 만에 비대위 전환을 사실상 추인한 것이다. <관련기사 3면>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조만간 당권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기현, 안철수 의원 등은 다음 당 대표 도전 의사를 표시한 상태이고, 친윤계 일부 의원들도 당권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1일 오후 긴급의원총회가 끝난 뒤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당이 비상 상황인지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았다. 비상 상황이라고 하는 의견에 극소수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헌당규 96조에 따르면 비상 상황일 때 비대위를 가동할 수 있다”며 “의원총회는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고, 실제 비대위 발족과 관련된 의결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당헌당규 96조에 따르면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 기능 상실 등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 등을 위해 비대위를 둘 수 있게 돼 있다. 이날 의원총회엔 소속 의원 89명이 참석했으며, 현재가 비상 상황이라는 해석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의원은 1명이었다고 양 원내대변인은 설명했다. 반대 의견을 제시한 사람은 김웅 의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의총 전 선수별 릴레이 간담회를 했다”며 “초선, 재선,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의 릴레이 간담회에서 현재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다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당헌상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비상 상황’ 요건이 갖춰졌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당 일각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사퇴 요구도 제기된 가운데 열린 이날 의총에서 원내대표직에 대한 재신임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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