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 공연·치맥으로 유명세
가족·연인·친구 단위 인파 북적
영일대-매일 오후 8~11시 공연
송도-평일도 호프집 빈자리 없어
시민들 “답답했던 마음 뻥 뚫려”

지난 29일 오후 9시쯤 포항시 북구 두호동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길거리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민지기자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이 젊은이를 비롯 피서객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영일대 해수욕장은 버스킹 공연, 송도해수욕장은 치맥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저녁이면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지난 29일 오후 9시쯤 포항시 북구 두호동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는 평일 밤임에도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시원한 바닷바람에 무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폭염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는 인파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것은 영일대해수욕장 ‘ 버스킹(길거리 공연)’이다.

이날도 신나는 음악 소리에 이끌린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하나 둘 자리를 펴고 앉았다.

음악에 몸을 맡기며 공연을 즐기는 피서객들에게 이곳은 공연장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일부 피서객들은 감미로운 노래에 매료된 듯 휴대전화를 내려두고 공연에 몰입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직장인들이 모여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버스킹 팀을 꾸렸다는 김도현(26·남구 대도동)씨는 “해수욕장이 개장하고 난 뒤 매일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공연을 하고 있다”며 “3∼4명이던 관객이 근래에는 평균 30명, 많을 때는 50∼60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도 크고, 환호와 호응을 받을 때의 짜릿함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고 웃었다.

방문객들은 “코로나19로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며 “파도소리와 어우러진 노래를 들으면 더위는 금방 잊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을 감상하던 황승현(34·남구 해도동)씨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영일대로 산책을 나오는데 매번 공연을 지나치지 못한다”며 “더위에 힘들어하는 지인들에게도 많이 추천한다”고 말했다.

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은 누구나 공연을 주최하고 관람할 수 있으며, 각종 볼거리, 먹거리와 함께 영일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훌륭한 여름철 피서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백사장 복원 후 옛 모습을 되찾고 있는 송도해수욕장 카페문화거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모래 유실로 기능을 상실했던 송도해수욕장은 지난해 복원 공사를 마치고 이름에 걸맞게 솔밭 가꾸기에 나서 송림테마거리를 완공한 후 환경정비사업을 진행해 주변 지역을 카페문화거리로 조성하면서 새로운 핫플이 되었다.

29일 밤 기자가 찾은 송도해수욕장 카페문화거리의 호프집과 커피숍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해수욕장 주변 노상주차장에는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다.
 

지난 29일 오후 10시쯤 송도해수욕장 호프집을 찾은 피서객들이 생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주형 기자
지난 29일 오후 10시쯤 송도해수욕장 호프집을 찾은 피서객들이 생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주형 기자

시원한 바닷바람 속에 호프집 야외테이블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외치는 건배소리로 가득했다. 이곳은 조개구이, 치킨, 카페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가 자리 잡고 있어 피서객들은 취향에 따라 가게를 찾았다.

이날 송도해수욕장에서 만난 시민 이정석(32)씨는 “요즘은 쌍용사거리보다 송도 해수욕장을 많이 찾는 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이곳으로 왔다”며 “바다를 배경으로 술을 마시니 눈과 입이 모두 즐겁다”며 웃었다.

가게 직원들은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의 주문을 응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바쁘게 움직였지만 지친 기색 없이 손님들을 맞았다.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만교(50)씨는 “해수욕장 정비 이후 방문객이 몇 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SNS를 보고 찾아오거나 행사를 통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포항송도’, ‘#포항송도맛집’ 등의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은 5천여개가 넘었다.

송도해수욕장 카페문화거리가 전국적인 명소로 발전하기 위해 보완해야할 점도 눈에 띄었다. 공공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주점 내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등 부족한 편의시설을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친수공간 확보와 편의시설 정비를 거쳐 내년 해수욕장이 재개장하면 송도해수욕장은 명실 공히 옛 명성을 회복하고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김주형기자 mirae57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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