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고작 칠일 울려고
땅 속에서 칠년을 견딘다고
더 이상 말하지 말자
매미의 땅속 삶을
사람 눈으로
어둡게만 보지 말자
고작 칠십년을 살려고
우리는
없던 우리를 얼마나 살아왔던가
환한 땅 속이여
환한 없음이여
긴긴 없었음의 있음 앞에
있음이라는 이 작은 파편이여
우리에게 없음으로 인지되었던 땅 속의 삶이야말로 매미에게는 환한 삶이었을지 모른다. 우리가 인간중심주의적인 시각에서 벗어날 때, 인간의 삶은 “긴긴 없었음의” 삶을 살아간 매미의 삶보다 열등하다. 인간에게는 없음을 살 수 있는 능력, 땅 속의 삶을 환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매미보다 훨씬 떨어지기에. 이에 매미를 따라, 시인은 없음이 있음보다 더 근본적이라는 전복적인 인식에 도달하고 있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