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이앤티 폐기물처리시설 민관협의회, 안정성 정밀조사 결과
6매립장 바닥부 침출수 유출로 토양 오염, 구조물 안전 D등급 나와
사고수습 과정 졸속복구 추정… 포항시·환경청에 행정조치 촉구

네이처이앤티㈜ 폐기물처리(매립)시설 민관협의회 관계자들이 굴삭기를 이용해 재난시설 D등급 6매립장에 묻힌 염색슬러지를 확인하고 있다. /네이처이앤티㈜ 폐기물처리(매립)시설 민관협의회 제공

지난 1994년 폐기물매립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네이처이앤티(주) 폐기물매립시설 주변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추가적인 오염을 막기 위한 환경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처이앤티(주) 폐기물처리(매립)시설 민관협의회는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 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원)을 용역기관으로 선정해 매립장의 안정성과 환경적 오염여부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민관협의회에 따르면 건기원은 1994년 유봉산업이 운영할 당시 붕괴됐던 6매립장을 비롯한 사후관리매립장의 안정성에 대한 재검증과 침출수 유출 등 환경적 오염부분 크게 2가지 측면을 놓고 단계별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특히 환경적 안정성 조사와 관련, 전위차 누수탐지와 제방시추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립장 주변에 설치된 지하수 검사관정에서 침출수 오염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6매립장 주변 제방과 바닥부에서 침출수 유출로 인해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건기원은 6매립장에서 침출수 유출 방지를 위해 설치하는 차수시트가 확인되지 않았고 주변에서 침출수 정황이 확인된 점을 미뤄볼 때 매립장 붕괴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급하게 복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6매립장의 구조적 안정성 조사에서는 매립장 제방이 이암지질로 이뤄져 풍화작용은 물론 사면부 지층변화로 인해 폐기물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적합하지 않아 여전히 재난안전 D등급으로 조사됐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침출수 수위를 낮춰야 하지만 과거 붕괴사고로 인해 집수시설이 파손된채 방치돼 침출수 배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1-1, 11-2매립장은 사면 변형으로 인해 현재 어스 앵커와 압성토 공법을 적용해 보강 중에 있으나 폐기물 이송매립부지확보를 위해 옥명부지에 설치된 압성토를 제거할 경우 옹벽은 물론 사면 붕괴 위험이 있어 11-1, 11-2매립장도 이송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건기원은 6매립장 단독 굴착 시 인접 매립장의 비균등 토압에 의한 제방붕괴 우려가 있고, 무엇보다 분리제방과 바닥부에서 확인된 오염토를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전량 굴착해서 이송처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관협의회는 지난 8일 열린 최종보고회에서 네이처이앤티 사후관리매립장의 구조적 위험성과 침출수 유출로 인한 토양오염이 우려되는 만큼, 포항시와 대구지방환경청 등 관계당국에 행정조치를 내릴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민관협의회 일부 위원들은 “매립 완료된 6매립장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침출수 유출로 인한 주변 지역 토양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단, 6매립장의 심각한 상황을 인정하면서 주변 제방의 안전성을 이유로 나머지 매립장을 전량 굴착 이송해야 한다는 결론에는 여전히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침귀 민관협의회 위원장은 “이번 용역조사에서 매립장의 안정성 문제 뿐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만큼 사업자는 항구적 안정화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포항시와 대구지방환경청도 시정명령 등 적극적 행정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최종보고회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했으나 향후 진행되는 안정화 방안 모색 등 사업 진행사항을 면밀히 지켜보기 위해 민관협의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처이앤티 폐기물안정성조사 민관협의회는 네이처이앤티가 진행중인 사후관리매립장 안정화사업의 객관성과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포항시와 시의회, 주민 대표, 환경단체, 교수 전문가 등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2021년 6월 출범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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