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윤석열 정부 들어 문재인 정부와 확연한 차이가 나는 대목이 바로 국정홍보분야가 아닌가 싶다.

문 정부 초기에도 우리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특히 실업 문제가 심각했다. 문 대통령은 열심히 경제를 살리겠다며 재계인사들과 각종 회의를 열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일자리 수석을 신설하고, 일부 유치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상황판’을 청와대 사무실에 설치, 매일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문 정부 임기말엔 일자리 상황판이 어디로 갔는 지 말없이 사라지는 민망함이 있었지만 그 당시엔 “정부가 일자리창출에 노력하고 있구나”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일단 성공한 듯 보였다.

이에 비해 취임 2달 남짓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고,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많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혹자는 좌파성향의 방송 언론환경이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남탓만 해선 안 된다. 필자 생각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이 국민들이 가장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경제·인사문제에 대해 확실히 해결하겠다는 액션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대통령이 민생을 위해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데도 국민들에게는 이런 사실들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란 말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데, 아직도 대통령은 한덕수 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등 경제부처 공무원출신 장관들에게 경제를 맡겨 놓은 줄 아는 국민들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해 민생을 살폈다고 한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다. 이건 무얼 의미하는가. 바로 대통령실 홍보전략의 부재다. 대통령이 뛰고 달리는 모습을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데는 언론의 속성을 고려한 홍보전략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대통령이 직접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민생을 보살피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려면 복장이나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 야전 점퍼차림에 전시체제에 걸맞는 배경음악, 특정 부서 장관에 대한 질책에 이어 뜨거운 토론 분위기…. 국무회의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하더라도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받을 만한 헐리우드 액션 연출이 필요하다.

나라살림이란 게 단편적 조치로 크게 좋아지거나, 나빠지지 않겠지만 정부가 민생을 위해 뛰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필요하다면 쇼맨십이라도 보여야 한다. 얄팍하게 남을 현혹해 그때그때의 효과만을 노리는 수완으로서 쇼맨십이 아니라 특이한 언행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즐겁게 하는 쇼맨십이라면 못할 일이 없다. 혼자 열심히 일하면 알아주겠지 하는 태도로는 안된다.

대통령의 손짓 하나하나에 스팟 조명을 비추고, 현 정부에서 잘 하고 있는 현상들을 적극 알리고, 덕담하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쇼가 필요하면 쇼라도 해야 한다. 그게 국정홍보요, 민심돌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