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집권 2개월째가 맞나?” 윤석열 대통령을 뜨겁게 지지했던 인사들을 만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푸념이다. “벌써 1년은 지난 것 같다”는 총평에는 불안감이 어른거린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의 마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기를 기대했던 게 엊그제같다. 벌써 지지층의 마음이 실망감으로 돌아서고 있나. 2개월이면 허니문의 달콤함에 빠져있을 시점이다.

그런데 긍정보다 부정여론이 높은 데드크로스라니….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 원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종합해보면 서민물가 상승과 주식시장 침체 등 경제문제, 내각 인사실패, 그리고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 등의 문제가 주 요인이다.

경제문제는 심각하다 못해 위기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고, 미국발 금리인상에 이어 경기가 침체되면서 서민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다행히 오르지 않고 있지만 대출규제속 전·월세 아파트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도 서민들에게는 괴롭다.

새 정부의 장관인사 검증실패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도 적지않다. 야당이 새 정부의 부실인사 논란을 제기하자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장관 인사는 어땠나”며 역공하는 모양새도 나빴다. 새 정부가 전 정부탓을 하는 것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셈이다.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할 여당 지도부는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의혹을 둘러싸고 윤리위에서 징계를 내리느니 마느니 실랑이가 한창이다.

대통령실은 나토정상회의 직후 야당으로부터 인사비서관 배우자 동행이 이해충돌에 해당된다느니 윤 대통령 친인척 최모씨가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제2부속실 역할을 하고 있다느니 하는 의혹 보도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여당 전체가 분주함과 혼돈에 빠져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낮은 지지율이나 국민적 관심을 일거에 돌려놓을 만한‘한 방’이 없다는 데 있다.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이른바 ‘윤석열표’정책의 부재다.

그렇다고 글로벌 경제 침체와 미일·중러 신냉전 시대 속에 나라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경제정책을 콕 집어 약속하라는 주문이 아니다. 국민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는 액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당장 해답을 찾지못해도 좋다.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집무실에 야전침대라도 갖다놓고 전심전력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민경제가 무너지는 판에 경제부총리에게만 경제를 맡겨놓은 것도 한가해 보인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관하겠다고 나서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서민 살림살이 형편을 살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국가지도자라면 국가 위기극복을 위해 국가적 자산과 능력을 총동원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게 허니문 없는 새 정부, 새 대통령이 시급히 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