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빈발하는 피부질환
노년층 70% 건조증·소양증 겪어
생활습관 개선해도 증상 있을 땐
전신질환 없는지 진료 받아봐야
신경통 남을 수 있는 대상포진은
예방주사로 중증도 낮출 수 있어

노화가 진행되면 신체 모든 부분이 늙기 마련이다. 피부도 마찬가지다. 표면에 주름이 잡히고 가려움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에 게재된 자료를 바탕으로 노년기에 관심을 가져야할 피부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 노인인구 증가로 피부질환 발생 빈도 높아져

우리나라는 평균수명의 연장, 출산율 저하 등으로 전체 인구에서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의학의 발달,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으로 인해 과거보다 피부 노화 혹은 노인 피부질환에 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노년층이 증가하면서 노인 인구에 대한 보건의료 수요 증대와 더불어 피부과적 질환의 빈도 증가, 노년층의 피부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화는 피부를 포함한 모든 신체 기관의 점진적인 기능 감소 과정으로, 피부 노화는 세월이 지나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인성 노화와 자외선과 같은 외부 환경에 의한 외인성 노화로 구분된다. 노화된 피부에서는 피부의 표피 및 진피의 세포분화 능력이 감소하여 손상에 의한 재생속도가 떨어지며 상처 치유 기능이 감소하여 이차적인 세균감염의 위험성도 증가한다.

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멜라닌세포의 수와 기능이 감소되어 각종 양성종양 및 악성종양의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노년층 피부의 대표적인 특징은 경미한 잔주름, 창백한 피부색, 피부건조증 및 피부 탄력 감소 등이다. 피부 각질층 내 지방 성분의 변화와 피부수분 함유도의 감소로 인한 피부건조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 설문조사와 피부과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무기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년층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피부질환은 소양증, 대상포진, 손발톱·족부백선, 지루피부염, 접촉피부염 및 피부 양성종양이며, 80대 이상에서는 소양증이 가장 흔하게 보고된다.

□ 노년층 약 70% 이상이 겪는 피부건조증과 소양증

피부건조증과 소양증은 노년층의 약 70% 이상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소양증은 피부건조증에 의해 발생하고 건조증이 악화되면 소양증 증상도 악화된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습제를 하루 2회 이상 수시로 발라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목욕물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로 유지하고 때를 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목욕 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습제를 전신에 바르는 것이 피부건조증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생활습관 조절로도 소양증이 해결되지 않으면 소양증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피부질환이나 전신질환은 없는지 진료를 받아야 한다.

□ 홍반과 화끈거리고 따가운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노년층에 자주 생기는 감염성 피부질환으로, 과거에 감염된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피부 신경절에 염증반응과 피부발진 및 수포를 유발한다.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유년기에 수두를 일으키며, 그 이후 잠복기를 거치게 되며 신체 면역반응 저하가 생기는 시기에 대상포진 병변을 유발한다. 대상포진은 특징적인 통증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으로, 피부 홍반, 물집 발생 수일 전부터 같은 부위 피부의 화끈거림, 따가움과 같은 감각 이상으로 첫 증상이 발생한다. 피부발진은 몸의 한쪽 피부 분절에 띠 모양의 홍반이 발생한 뒤 물집이 발생하며 약 1주일 정도 지속된다.

대상포진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수개월 혹은 수년 이상 지속되는 포진 후 신경통이 합병증으로 남게 된다. 국내에 대상포진 예방주사가 도입되었으며 고령 환자에서는 대상포진이 발생하더라도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빈도 및 중증도를 낮출 수 있어 노년층에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 검버섯을 비롯한 피부 양성종양

마지막으로 노년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피부질환으로는 피부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이 있다. 피부 양성종양은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한 상태를 의미하며, 흔한 양성종양으로 검버섯, 쥐젖, 버찌 혈관종이 있다.

검버섯은 노년기에 가장 흔한 양성 피부종양이며, 피부 가장 바깥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층으로 이루어져 표면이 매끄럽거나 울퉁불퉁한 사마귀 모양으로 보인다. 경계가 뚜렷한 갈색이나 흑색의 원형 모양으로, 좁쌀 크기부터 동전 크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표면이 매끄러운 경우도 있지만 울퉁불퉁하거나 각질이 앉는 경우도 있다. 오래될수록 색깔이 진하고 두꺼워지며 딱지로 덮이기도 하며, 주로 두피, 얼굴, 목, 몸통에 나타나며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때로 가려움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검버섯은 주로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에 햇빛 노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인이 확실하지 않다. 드물게 몸통에 갑자기 여러 개 병변이 발생하는 경우 내부 장기 질환과 연관되어 생기기도 한다. 검버섯은 양성병변이므로 반드시 제거할 필요는 없지만, 가려움증 등 증상이 심한 경우나 미용상의 이유로 제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제거 방법은 레이저치료이며 이 외에도 냉동치료, 전기소작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도움말 - 김지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정리=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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