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치’
마크 카니 지음
윌북 펴냄·경제

금융은 자본주의의 꽃이자 핵심으로도 불리지만, 탐욕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며 불평등을 심화해나가는 시스템이자 업계라는 사실이 거의 상식으로 통용된다.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 전쟁과 식량 위기 등으로 세계가 막다른 길을 향해가고 있다는 전망이 인류 위에 그림자처럼 드리운 지금, 정치-경제-금융적 가치관의 실질적인 변화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캐나다 중앙은행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총재를 지내는 등 세계 금융 핵심부에서 활동해 온 마크 카니는 ‘초가치’(윌북)에서 금융의 역사를 되짚으며 ‘공정한 금융’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마크 카니는 금융 시장에서 왜곡돼온 가치에 대한 인식을 짚고, 어떻게 하면 이 거대한 세계적 위기의 시대에 세계적 차원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금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긴급하고도 대담한 통찰과 제언을 내놓는다.

세계 금융의 핵심부에서 활동해온 마크 카니는 2013년 비영국인 최초의 영국 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해 2020년까지 브렉시트 이후의 혼란을 성공적으로 수습한 유능한 경제 리더이자,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있었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에는 과감한 판단과 정책적 결정으로 캐나다를 G7 가운데 위기에서 가장 먼저 탈출시킨 강력한 리더십으로 찬사를 받은 주인공이다.

그에 따르면 시장경제는 외부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사회적 가치에 균열이 생기면 시장경제도 흔들리게 된다. 그는 자본주의 속성상 시장 가치 영역이 지속적으로 팽창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즉 인간 가치를 위협한다고 본다.

따라서 ‘부의 유토피아이자 인간성의 디스토피아’를 극복하려면 시장의 ‘가치’와 사회적 ‘가치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우리는 시장이 제대로 잘 작동하도록 사회적 자본을 재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개인과 기업은 시장 시스템을 위해서 연대감과 책임감을 회복해야 한다. 한층 더 폭넓게 말하면, 사회의 가치관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하고 ‘초(超)가치’를 지향함으로써 우리는 번영의 여러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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