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경북취재부장(국장대우)

방탄소년단(BTS)의 병역면제 여부가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BTS는 월드 스타다. BTS가 공연 할 때는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BTS를 통해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화되고 그로 인해 자연스레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BTS에 대한 병역면제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거론됐다.

국위선양을 한 만큼 병역면제를 해주자는 이야기를 일부 정치인들이 제기했지만 성사단계 까진 가지 못했다. 그러다 얼마 전 BTS 관계자가 해외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문제를 다시 끄집어 냈다. “병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멤버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국회에서 어느 방향이든 조속히 결론을 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멤버 중 최연장자인 92년생 한 명이 병역법 개정이 불발되면 내년에 입대할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다급해진 소속사가 이 문제를 들고 나선 것 같다.

정치권은 즉각 화답하는 모양새다. 여야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이들을 위한 병역특례법처리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찬성하는 의원은 “BTS가 군대에 가지 않고 계속 공연을 할 수 있게 놔두는 것이 국익에 더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찬성하는 쪽 만큼 반대의견도 만만찮다. 특히 2030세대들은 “국위선양 기준이 뭐냐” “명백한 특혜고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하는 분위기다.

“아무리 월드스타라 해도 엄연히 대중가수인데, 돈은 돈대로 벌고 거기에 병역면제 혜택까지 주는 것은 공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혹한 전쟁을 경험하고 남북으로 갈라져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병역문제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최근 경북매일신문에서는 6·25전쟁 당시 영덕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했던 생존 노병들을 찾아 그들의 잊혀진 전공을 재조명하고 있다.

‘장사상륙작전’은 6·25전쟁의 전세를 일거에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밑거름이 된 작전이다. 일종의 성동격서(聲東擊西)다. 700여 명의 학도병들이 이 작전에 동원됐다. 이들은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한 채 전장에 투입됐지만 상륙작전의 임무를 100% 완수해 냈다. 군번이 없기에 훈장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백척간두에 섰던 조국을 내 손으로 지켰다는 가슴속 자부심은 훈장보다 더 값질 것이다. 꿈 많은 앳된 10대 학생이었던 이들 중 지금 남아있는 생존자는 거의 90대다. 어느 참전용사는 100살에 한 살 모자라는 고령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이가 어려 입대를 피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자원입대했다는 점이다. 이영희 옹(91·전 옥천교육장)은 대구로 피난 온 아버지가 가문을 이어갈 금쪽같은 장남인 자신에게 입대를 권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회고했다. “다른 학생들이 모두 조국을 위해 싸우는데, 내 아들만 군대에 보내지 않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고. 수면 위로 떠오른 BTS 병역면제 찬반논란의 와중에 ‘장사상륙작전’ 노병들의 애국심이 새삼 오버랩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