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식물과 협력하며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 야생식물은 빙하기가 끝날 즈음인 10만 년 전에 나타났다고 추측된다.

‘처음 읽는 식물의 세계사’(탐나는책)는 인간의 협력자이자 경쟁자로, 때로는 아름다움의 전령사로 인류와 함께해온 식물의 방대한 역사를 담은 책이다.

영국에서 ‘식물학 바이블’로 손꼽히는 ‘대영 식물 백과사전’을 쓴 저자 리처드 메이비는 독초와 약초, 자연과 문화, 주술과 의학 등에 등장하는 식물과 인간의 역사를 탐구했다.

저자는 특히 성가신 존재로만 여겨지는 잡초가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잡초는 빈 공간을 메우고 퇴화한 초목을 치유해 토양을 안정시킨다. 야생식물은 최초의 채소이자, 최초의 가정상비약이며, 염색 재료였다.

저자는 생태계를 편의에 따라 재단하고 낙인찍는 인간의 태도를 지적한다.

“잡초는 자연의 생명, 그리고 진화 과정 그 자체가 우리의 문화적 개념들로부터 제한받기를 거부한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우리가 경계선을 두고 나누어진 창조라는 바로 그 생각을 면밀히 바라보게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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