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인수필가
김규인
수필가

물건을 별로 사는 것 같지도 않은데, 5일에 한 번은 플라스틱을 모으는 곳에 버린다. 패스트푸드나 외부에서 가공한 음식을 즐겨 사 먹지 않는데도 그러하다.

우리가 사는 음식물은 대개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판매된다. 코로나가 설치니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문제가 심각하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mm 미만의 합성 고분자 화합물이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햇빛을 받아 열화하거나 가열이나 공기 중 연소를 통해 형성된다. 미세플라스틱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이 미세플라스틱에 포위된 느낌이다. 석유에서 실을 뽑은 폴리에스터 의복, 치약 속의 연마제, 입을 대고 마시는 생수병, 애연가의 담배 필터, 쇠고기의 핏물을 흡수하기 위해 깐 패드, 우리가 즐겨 먹는 생선과 조개류의 몸속, 코로나를 막기 위한 마스크 등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만난다. 의식주를 넘어 삶의 영역 전반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다.

가장 깊은 바다에도 에베레스트산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발견된다. 우리의 모든 장기에서도 보이고 심지어 뇌 속에서도 플라스틱이 검출된다. 최근에는 산모가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태아의 뇌 발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렇게 가다가는 플라스틱 사람이 만들어질 지경이다.

폐해는 심각하다. 낮은 임금으로 세계 2위의 옷 생산국인 방글라데시의 하천은 미세플라스틱 범벅의 옷이 흐르고 있다. 가나의 헌 옷으로 이루어진 산은 하루가 다르게 높이를 더한다. 플라스틱 덩어리의 헌 옷 산에서 아이는 헌 옷을 줍고 소는 옷을 먹기 위해 뒤적인다.

매일 플라스틱 물통을 빨고 코로나를 막는다고 플라스틱 마스크를 착용한다. 한순간의 편리한 사용을 위하여 썩는 데 5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하여야만 하는가. 패스트푸드 가게의 포장 박스는 값싼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코로나 사태로 플라스틱 사용은 끝을 모르고 이루어진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zero waste life’를 말한다. 버리지 않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플로깅을 통해 조깅을 하며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줍는다. 버리는 사람과 줍는 사람이 따로 있으면 미세플라스틱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제 미세플라스틱 감소는 실천의 영역이다. 적극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스스로가 실천할 것이 많다. 불필요한 옷을 사지 않고 적당량의 치약을 사용하고 일회용품으로 포장하지 않은 고기를 사면 배출이 줄어든다. 한마디로 과도한 사용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정부에서도 법과 제도적으로 일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는 법을 강화하고 자연 친화적인 포장을 하도록 제도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지 않으면 우리의 오늘도 후손들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