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조

물길이 물길 열고

그 물길이 또 물길 열어

물밭 하나 이룬 곳

물 뿌리가 만든 물의 열매들이

물의 씨앗들 퍼뜨린 곳

물새 떼 둥둥 퍼뜨린 곳

위의 시는 물로 상징되는 자연이 어떻게 생명의 길을 만드는지 보여준다. 우포에서는 “물길이 물길 열”면서 자연스레 물길이 줄줄이 이어지고, 결국 하나가 된 물길은 ‘물밭’이라는 하나의 장소를 형성한다. 그 밭에는 물의 뿌리가 있고 그 뿌리에서 물의 열매가 달려 나오며 물의 열매는 물의 씨앗을 다시 물밭에 퍼뜨린다. 그리고 물의 씨앗들은 놀랍게도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물새 떼’로 비약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