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강영식
​​​​​​​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전자제품 수리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정직하게 일하는데 좀처럼 돈이 벌리지 않았다. 친구가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손님이 수리를 맡기면 고치지 않아도 될 것까지 수리하여 비용을 배로 챙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했더니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잉수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고객들이 발길을 돌려버렸다. 그는 크게 뉘우치고 다시 양심적으로 가게 운영을 하였다. 세월이 흘러 신뢰가 쌓이게 되고 돌아섰던 고객들이 다시 돌아와서 크게 성공하게 되었다. 성공의 비결을 묻자 ‘정직과 신뢰’라고 했다.

자공이 공자에게 나라를 잘 다스리는 법을 물었다. 공자는 먹을 것이 풍족하고 군사를 넉넉히 두면 백성이 나라를 믿을 것이라고 했다. 자공이 또 묻기를 그 중에서 하나씩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하느냐고 했다. 하나씩 버려야 한다면 첫째는 군사요, 둘째는 먹을 것이요,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백성들 간의 믿음이라 했다. 국방, 경제가 든든하다 하더라도 백성들 간에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허물어지는 것은 하루아침이라는 것이었다.

대장동사건으로 연일 세상이 뒤끓는다. 누구의 잘못인지를 차치하고서라도 배분과 관련하여 경제정의는 아님이 분명하다. 작은 것을 투자하여 상식 밖의 큰 이익을 챙겨가는 것과 상상하기 힘든 퇴직금은 경제정의와 거리가 멀고 국민들 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불의한 방법으로 많이 벌기 보다는 적게 벌더라도 정직하고 정의롭게 버는 것이 우선이다.

성경 잠언 16:8에 “적은 소득이 공의를 겸하면 많은 소득이 불의를 겸한 것보다 낫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과연 그 엄청난 소득이 단 한 건이라도 불의하지 않고 한 점 부끄럼 없는 공의로운 소득이었을까? 대선의 과정에서 보이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승리하기 위해서 같은 편 끼리도 불의를 행한다. 나라의 지도자가 될 사람으로 부끄럽지 않은가? 우리 역시 성공을 위하여 불의한 방법을 반칙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는가? 우리 사회가 반칙이 난무하고, 반칙이 일상이 되고, 반칙이 통용되는 것을 방치하면 우리 사회는 반칙사회가 되고 결국은 정의를 믿고 사는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져서 파국을 불러온다. 우리는 지금 경제와 국방은 어느 정도 든든한 편이다. 다만 국민들 간에 신뢰는 바닥이지 않을까? 어거스틴은 “잘못된 길에서 달려가는 것보다 옳은 길에서 기어가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기어가더라도 옳은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