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정식 오픈 앞두고 경북 11개 시·군 가맹점 수 2천여개 불과
가입비 없고 수수료 저렴… 혜택 많지만 이름도 모르는 상인들 많아
기업운영 앱 이용자 공략 프로모션 등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지적도

소상공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경북도 공공배달앱 ‘먹깨비’가맹점 수가 2천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달 정식 오픈 예정인데도 여전히 이름조차 모르는 소상공인들도 적잖을뿐더러, 제도의 안착에 고개를 젓는 여론도 많다. 경북도는 지난 6월 28일 ‘경북 민관협력형 배달앱’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9월 9일 정식 오픈을 목표로 배달앱 ‘먹깨비’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이 앱은 가입비가 없고 중개수수료는 1.5%로,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쿠팡이츠 등 12∼15%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기업 운영 배달앱보다 소상공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 여기에다 지역사랑상품권(지폐·카드·모바일)을 이용하면 10% 할인, 카드결제수수료 면제 등의 추가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정책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유익한 앱이지만 정작 소상공인들의 참여도가 극히 낮은 점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경북도내 먹깨비 서비스 지역인 11개 시·군(포항시, 김천시, 안동시, 구미시, 영주시, 영천시, 상주시, 문경시, 경산시, 칠곡군, 예천군)의 가맹점 수는 약 2천개 수준이다. 서비스 지역 중 가장 큰 도시인 포항에서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업소가 1만6천여개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먹깨비에 접속해 살펴본 결과, 포항시 북구 장성동의 경우 ‘중식’이 단 4곳만 소개되고 있으며, 포항시 남구 효자동의 ‘카페·디저트’업소는 단 한 곳만 가입돼 있다. 안동시청이 있는 안동시 명륜동이나 김천역이 있는 김천시 평화동, 최근 구미의 신도시로 주목받는 옥계동 등 지역을 대표하는 번화가에도 대체로 2∼10개의 음식점밖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상인들은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구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31)씨는 “지방 상권에서는 대부분 배달의민족을 메인 플랫폼으로 쓴다.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배달의 민족 말고는 장점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들은 실패했다”며 “수수료가 10배 비싸도 배달의민족 이용자가 먹깨비 이용자의 100배는 넘을 텐데, 지금 이대로라면 비싼 돈을 주더라도 배달의민족을 쓰는 게 당연하다. 먹깨비는 흔한 프로모션조차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 최모(54·포항시 남구)씨는 “들어본 거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굳이 지금 배달앱을 바꾸는 것보다는 차라리 배달의민족 수수료를 낮추도록 정부 등에서 노력해주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경북도는 정식 오픈까지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홍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일단 소상공인분들은 수수료도 저렴하고, 다른 비용이 없으니까 주문만 많이 들어오면 좋다는 반응이었다”며 “아직 정식 오픈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홍보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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