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
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이다.

최근 대선 예비후보들의 행보는 폭염과 열대야에다 동남아 스콜이 복합된 날씨만큼이나 정제되지 않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 모두 이른바 ‘원팀’을 내세우면서도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하면서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도출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은 당내 경선을 앞두고 명목상 ‘원팀’을 강조하면서 이재명·이낙연 두 예비후보를 필두로 후보 검증이라는 말로 이전투구를 넘어 과열 비방전 상태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도덕성 검증’이라는 이름하에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공격하는 배우 김부선씨를 선거판에 출연시켰고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친분설을 제기하며 당내 강성 지지층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등 네거티브 비방전으로 가열됐다.

여당 내 대선 예비후보 중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의 삐거덕거림은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잡다한 집안싸움으로 비치기 충분하다.

후보들 간 선을 넘은 상황에서 원팀이라는 구호가 아득하게만 보이는 것은 불문가지다. 과거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서로 적자임을 강조하며 밥그릇 싸움을 하던 양상과 거의 비슷하게도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이같은 행보에 동참했다. 4일 국민의힘은 대선주자들의 제1호 행사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생수와 마스크, 삼계탕 등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 김태호·안상수·원희룡·윤희숙·장기표·장성민·하태경·황교안 등 8명의 대선주자만 참여하고 나머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박진 의원은 개인사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다만, 최 전 원장은 부인인 이소연씨가 대신 참석했다.

당 대선 경선 과정의 일환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도 함께 했지만, 5명의 대선주자 불참으로 당내 첫 대외행사는 결국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마는 결과를 도출하게 됐다.

이에 하태경 의원 등은 SNS를 통해 불참한 대선주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등 ‘원팀’이미지가 사라졌음을 알렸다. 여야 할 것 없이 이같이 당내 대선 주자들 간 엇박자 행보는 결국 당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자신만의 정치일정을 버릴 수 없다는 점이 노출된 셈이다.

여당은 서로 친문의 적자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된 상태고 국민의힘은 당보다는 개인의 일정이 우선되는 아이러니를 표출해 ‘뭐가 중한디’라는 말이 나오기 충분하다. 이런 정치권의 모습은 결국 대선이나 지방선거 등은 국민과는 상관없는 ‘자신들만의 리그’라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 여야 모두 요즘 날씨처럼 뜨거운 열기만 있고 오락가락하는 행보가 아니라 자신들이 주장하는 구호처럼 당내에서부터 먼저 정립돼야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그동안의 선거가 증명했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투표로서 말해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