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형 하

아침마다 나무숲을

세숫물로 떠다 놓고

씻어도 씻어봐도

씻기지 않는

나의 울음

잎새에 숨겨둔 가슴

햇살들이 보고 있네

먼 하늘 날아오르다

스치면

출렁이는 물결

눈매에 담아도 보고

날개깃에 담아도 보고

이대로 까만 점이나 될 걸

돌아와서 또 울고 있네

아침마다 숲에 와서 우는 새를 보며 시인은 그 새가 자기와 꼭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생의 서러움 혹은 북받치는 울음을 토해내고 싶은 시인과 닮아있는 것이리라. 인생의 힘겨운 길을 걸어가는, 그래서 애환과 서러움이 꽉 찬 시인의 가슴 속을 알아주는 듯이 아침 숲에 새가 우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