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를 읽다’

정명환 지음·현대문학 펴냄
인문·1만5천800원

불문학자인 정명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180개의 성찰과 인상의 기록인 ‘프루스트를 읽다’(현대문학)를 출간했다.

90대 노학자인 정 교수는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 2016년 초부터 무려 5년 넘게 프루스트가 남긴 방대한 저작을 꼼꼼히 살펴 180개의 단상으로 남기는 투혼을 보였다.

이 책은 작중 화자 마르셀과 작가 마르셀을 때로는 분리하고 때로는 동일시하며, 소설 속에 드러난 프루스트의 예술관과 사생관, 인간관과 세계관 및 종교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프루스트의 예리한 관찰력과 깊은 통찰력,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섬세한 묘사, 해박한 지식, 감성과 지성의 관계성 등에 대한 분석은 물론 프루스트의 한계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아울러 프루스트와 여러 작가들, 특히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보들레르, 앙드레 말로 등과의 비교분석, 프루스트와 저자 본인의 문학적 지향에 있어서의 차이 등도 만나볼 수 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사랑을 알게 되고, 예술을 향유하며 한 시대를 살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내면과 삶의 총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전대미문의 기념비적 대하소설이라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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