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동 화

호박잎 콩잎

검은콩과 찰보리쌀

잘 익은 잡곡밥에

빡빡된장 쌈밥은

끝 맛이 달았지

울엄마 손맛은 달았어

봉화 청량산 자락 해와 달 농장

빨강 노랑 파프리카

싱싱하다 못해 까끄리한

꼬부라진 오이

맵사한 고추에 햇마늘 다져넣고

깨소금 뿌린

울엄마 오이냉국

뒷맛이 쌉쌀하며 달았지

세월이 88년 지났지만

아직 그 맛은

글로 표현 못하는

울엄마 오이냉국

입 안에 남은 맛은

그저 단맛뿐

생전의 어머니를 호명하고 평생 이어온 어머니의 손맛, 사랑과 정성의 모성애를 그린듯이 묘사하는 시인의 사모곡을 듣는다. 자식을 위한 애절한 바람과 희생은 거룩한 본능이다. 그런 어머니 특유의 양념과 손맛으로 만들어주던 시원한 오이냉국 한 그릇에는 자식을 위한 사랑과 헌신의 마음이 오롯이 녹아있는 것이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서 어머니의 시원한 오이냉국 한 그릇을, 간절히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