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4월 24일 호주 원료공급사 BHP, 친환경 사회적 기업 트리 플래닛과 평창 노후 산림지역 숲 복원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식목 행사를 가졌다. /포스코 제공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얼핏 보면 별로 특이할 것도 없어 보이는 이 세가지 단어가 지금 기업 경영에 있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이들 단어의 앞글자를 따 ‘ESG’라고 부르며 너도나도 ESG 경영 열풍에 탑승하고 있다. ESG의 역사나 의미는 차치하고, 일단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고객의 입장에서만 보면 이런 인기가 얼핏 이해가 된다. 예전에는 판매되는 물품의 가격과 품질 등을 중요시했다면, 똑똑한 고객을 자처하는 요즘 시대 소비자들은 본인들이 소비하는 물건들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대해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공정무역 등의 가치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보면 된다. 다만, 이런 ESG 경영이 “최종 소비재를 판매하는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일까”라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다. 오히려 지속가능성과 글로벌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기초산업에서의 ESG가 더욱 중요할지도 모른다.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의 ESG 경영을 예로 기초산업에서의 ESG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WSD 선정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1년 연속 1위
글로벌 철강사 최초 ‘기업시민실’ 내 ‘ESG그룹’ 만들어 운영 중

□포스코의 ESG경영 소개

최근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환경적(E), 사회적(S) 책임을 다하지 않거나 지배구조(G)가 불건전한 기업의 재무 성과가 갑자기 악화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투자기관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ESG관련 활동 성과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해관계자들은 공개된 기업의 ESG정보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어, 기업 주가 및 가치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전문분석기관인 WSD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11년 연속 1위로 선정됐고, S&P Global Platts의 Global Metals Awards에서 철강산업 리더십(Steel Industry Leadership)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철강업계를 리드하는 대표기업으로서 기업의 ESG활동에 대해 더욱 무게를 두고있다.

포스코는 2018년 7월 최정우 회장의 취임과 함께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바 있다. 기업시민 선포 1년 후인 2019년 7월에는 임직원들이 기업시민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으로서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했다. 그리고 헌장 선포 1주년을 맞아 기업시민이라는 목적지로 안내할 구체적인 지도로 ‘기업시민 실천가이드(CCMS)’를 제정했다.

‘기업시민 실천가이드(CCMS)’는 임직원들에게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데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도록 기획·재무, 생산, 마케팅, 구매, R&D 등 전사 업무를 총 13개의 모듈로 분류하고, 임원부터 직원들까지 참여한 토론을 거쳐 내용을 작성하고 수정해 현장의 언어로 모듈별 미션/사례/배경/가이드/요약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기업경영활동에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요 회사 투자기관 및 주주들의 ESG 정보 활용이 증대됨에 따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철강사 최초로 포스코의 ESG성과를 대외에 홍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담 조직인 ‘ESG그룹’을 ‘기업시민실’ 내에 신설하고 운영 중에 있다.

이어 올해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해 회사의 환경, 안전·보건, 지배구조 등 ESG관련 주요 정책들을 이사회에 부의해 최종 결정키로 했다. 또한 2019년에 만든 CEO 자문기구인 ‘기업시민위원회’에도 안전, 환경, 조직문화 전문가를 보강하고 확대 개편해 ESG에 대한 전략 자문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발간한 기업시민보고서에는 국내외 관련 업계 벤치마킹과 이해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의견 수렴 범위를 확대하고 GRI(국제 보고서 가이드라인), TCFD(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테스크포스) 권고안,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기준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UN SDGs(지속가능발전 목표)를 고려해 회사가 직면한 이슈들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이 밖에도 포스코는 국내 제조업 최초로 TCFD 지지 선언, 글로벌 철강사 최초 ESG 채권 발행, 책임 있는 광물구매를 위한 RMI 가입 등 글로벌 지속가능성 흐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기업이 사회와 함께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2019년부터 매년 상·하반기마다 ‘기업시민 전략회의’를 개최해 기업시민 추진 경과와 향후 추진 계획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진다. 올해는 지난 4월 16일 ‘2021년 상반기 기업시민 전략회의’를 개최해, 시대변화에 선도적으로 기업시민을 선언한 포스코 그룹이 어떻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창출하고 궁극적으로 100년 기업을 만들어나갈 것인지를 논의했다.

특히 이번에 열린 기업시민 전략회의에는 포스코 임원을 비롯해 22개 그룹사 사장단 및 11개 해외법인장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 송재용 석학교수, 홍익대 신형덕 교수의 포스코의 기업시민 활동 분석이 발표됐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실천활동을 5단계(1단계 기초, 2단계 참여, 3단계 혁신, 4단계 통합, 5단계 전환)로 분석한 결과, 3단계 이상의 우수 사례가 68%로 나타났으며, 그 중 △벤처플랫폼 조성활동 △해양정화활동 △성과공유제를 포함한 협업형 공동개발이 기업시민 실천활동의 대표 사례로 평가됐다.

전미경영학회 국제경영분과 회장이기도 한 송재용 교수는 “포스코는 2018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 선포 후 단순히 선언에 그친 것이 아니라, CCMS와 같은 실천 가이드를 통해 진정성 있게 실천하고 있는데 놀랐다”고 평가했다. 또한 기업시민에 기반한 업무와 일상활동 강화를 위해서 톱다운 리더십과 함께 최근 ‘마이 리틀 챌린지’ 플랫폼과 같이 MZ 세대의 참여를 유도한 것은 보텀업의 자발적인 이니셔티브 활성화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 리틀 챌린지는 올해 시작된 포스코임직원들의 기업시민 실천활동으로,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들이 함께 자발적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원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도전 프로그램이다. 텀블러 사용하기, 일상 속 걷기, 분리수거하기 등 부서별 2~3개 총 245개 챌린지에 6천여 명의 포스코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송재용 교수는 이번 연구와 같이 객관적 분석을 통해 우수 사례를 Best Practice로 삼고 적극적으로 전파해 주는 것이 선도적으로 기업시민을 선언한 포스코에 거는 기대라고 강조했다.

□기업시민 5대 브랜드 체제 발표

더불어 포스코는 ‘19년 12월 발표한 기존 기업시민 6대 대표사업을 △동반성장(Together With POSCO) △벤처육성(Challenge With POSCO) △탄소중립(Green With POSCO) △출산친화(Life With POSCO) △지역사회와 공존(Community With POSCO)을 내용으로 하는 기업시민 5대 브랜드 체제로 개편했다. 기업시민 5대 브랜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이슈와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의 구성원인 포스코가 기업시민으로서 스스로 찾고 실천하기로 한 솔루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Together With POSCO’는 성과공유제, 개방형소싱, 철강상생협력펀드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 기업에 대한 단순 지원 위주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기업시민 동반성장’으로 확대 지원하는 브랜드다.

‘Challenge With POSCO’는 벤처밸리 조성과 벤처펀드 투자로 구성되는 ‘포스코 벤처플랫폼’을 기반으로, 유망한 벤처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투자해 포스코그룹의 혁신과 지속 성장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벤처육성 브랜드다.

‘Green With POSCO’는 포스코가 지난해 선언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바다숲 조성, 클린오션봉사단, 임직원들의 탄소저감 활동 등이 포함된 브랜드다. 포스코는 탄소중립을 위해 기업시민으로서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파트너십 활동을 통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포스코는 최근 평창군 봉평면 덕거리 일대에서 호주 원료공급사 BHP, 친환경 사회적 기업 트리 플래닛(Tree Planet)과 함께하는 평창 노후 산림지역 숲 복원 사업의 시작을 기념하기 위한 식목 행사를 가졌다. 이번 숲 복원 사업은 산림이 노후화된 강원도 평창의 3㏊ 부지에 1만 그루의 어린나무를 심어, 탄소 흡수량을 11%가량 증가시켜 탄소 중립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포스코의 ‘Green with POSCO’ 실천 활동이다. 포스코와 BHP는 앞서 한-호 양국의 환경 보호와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GEM 매칭펀드를 체결한 바 있다. 숲 복원은 해당 펀드 기금을 활용하고 친환경 사회적기업인 트리 플래닛을 통해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포스코는 지난해 6월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국내 기업 최초로 시행하며 저출산 해법을 위한 포스코형 롤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추가로 미래세대를 위한 양질의 교육기회 제공,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출산친화 ‘Life With POSCO’ 브랜드를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Community With POSCO’ 브랜드를 통해 포스코그룹의 사업장이 위치한 포항과 광양 그리고 서울,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ESG 관점 구매 방침으로 중소공급사 ESG 정착 지원에도 나서고 있으며, 물류 파트너사 종합심사제를 도입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올해 기업시민보고서에는 국내 업계 최초 ESG Fact Book 신설 및 해외 사업장 포함한 ESG 데이터 첫 공개에 나서는 등 ESG를 기업에 녹아들게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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