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치 풍향계 / 이준석의 거침없는 리더십 도마위에 올랐다
靑·與, 이준석에 “축하” 덕담
속으로는 착찹한 심경인 듯
윤석열 때리는 추미애 보며
민주당 ‘추·윤 사태’ 재발 걱정

이번 한 주는 지난 11일 국민의 힘 당권을 거머쥔 이준석 대표의 행보가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의 등장이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가 36세인 이준석 대표의 등장과 그의 거침없는 언행에 대해 단순한 세대교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사회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는 보수 진영에서 젊은 당 대표를 배출한 만큼 그 파괴력은 정치권 전체를 흔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대표는 일단 전당대회의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당내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다.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내가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당의 후보가 되고 문재인 정부를 꺾는 총사령관이 되기를 바란다면, 다른 주자를 낮추는 것으로 그래서는 정권교체를 달성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나온 중진들의 원색적 비난에 대해서도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준석 대표의 당선에 대해 일제히 축하한다며 덕담을 건넸지만, 속으론 착잡한 심정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논리를 내세워 젊은 야당 대표에게 태클을 걸지 궁금해진다.

이번 주에는 지난 1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 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과 관련해 수사절차에 들어간 것도 논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공수처 수사로 윤 전 총장과 문재인 정권의 대립각이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윤 전 총장 입지는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말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추진으로 정면충돌했던 ‘추·윤 사태’의 재발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한 핵심 당직자가 “ 공수처 수사가 윤석렬을 또 탄압받는 영웅으로 만들어주고 있다”고 한 말이 이런 분위기를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다. 일부 강경파 사이에서는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의 더 큰 범죄혐의까지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공수처 수사를 ‘정권과 한편이 돼 야당 대선 주자를 탄압하려는 처사’라고 규정하면서, 공수처 수사가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을 더 키워줄 것이라며 내심 반가워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대권도전을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CBS 김현정 PD와의 인터뷰에서 “정권이 탄압해 주는 대선후보는 천운을 타고난 것이다. 조국·추미애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의 선거운동을 다해 주는 것을 보면 이 정권이 ‘윤석렬 선대위원회’ 같다”고 말했다. /심충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