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날 담시(譚詩)

탄탄 스님
자장암 감원·불교중앙박물관장

삶이라는 아름다운 여행도 언제인가는 종지부가 있으니 끝날 때가 있어 아쉬움 있어라. 누구든 인생의 마지막은 볼 수가 없어라. 살아오며 만나 온 이들 마지막 순간에는 당연하게 그리운 것이어라.

미국의 신경학 전문의인 올리버 색스는 지난 2015년 말기 암 진단을 받고 신문에 이런 심경을 밝혀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들었지.

“한 달 전까지 나는 스스로 매우 건강하다고 믿었다. 81세인 지금도 하루에 1마일을 헤엄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운이 다했나 보다.”

올리버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별을 고하겠다고 말하였어. 이제 세상 일은 미래 세대에 맡기겠다고 말하였지.

올리버의 마지막 말은 “두렵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넘치도록 받았으며 얼마간은 되돌려 주었다.”

평생 남의 아픔을 보아 온 의사도 자신의 병 앞에서는 두려움을 고백하네. 그러나 담담하게 자기 인생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지. 부처님께서도 열반에 드시며 헤어짐을 슬퍼하는 제자 아난다에게 이러한 가르침을 주시었지.

“아난다여, 울지 마라, 항상 말하지 않았더냐, 사랑하고 마음에 맞는 사람일지라도 이별하는 것이 이 세상의 인연이다. 태어나고 생겨나는 모든 것은 사멸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나를 위해 수고가 많았다. 슬퍼 말고 더욱 정진하여라.”

시인 천상병은 인생을 소풍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소풍이 영원하였으면 하지만 언젠가는 아쉽지만 끝내야 하는 날이 기어이 오고야 마네. 그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행과 공부가 필요한 것이지.

세상의 끝에 이르면 누구나 미련이 남겠지만 집착한다고 연장되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주어진 세상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여 사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