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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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어수선하게 시작되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를 난입하여 상·하원 합동 회의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또 한 어린 입양아가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했다는 뉴스로 분노에 찬 소리가 들린다.

21년 전 새천년의 역사를 시작했고 이제 3번째 10년(Decade)을 맞이하는데 어둠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2020년은 사용하지 않아서 나이를 한 살 안 먹어도 된다는 조크도 들릴 정도로 2020년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고 우울한 한해를 보냈다. 학생들이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공부를 해야 하고 많은 회의들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 되었다. 친구나 친척을 만나는 일도 취소되고 여행도 거의 하지 않아 해외로 나가는 공항의 주차장은 텅 비었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최고봉이라는 미국에서조차 부정선거 시비가 끊이지 않고 의회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사태가 마무리 된다고 해도 민주주의의 상징 미국의 명예는 많이 추락했다.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킨 ‘정인이 사건’(양천 아동학대 사건)에서 전문가들은 입양부모의 적격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민간 입양기관의 책임을 지적했다. 세 차례의 신고에도 신속 대응하지 못한 경찰의 무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입양 프로세스 매뉴얼을 고치고 사후관리를 강화한다고 북새통을 떨지만 여전히 문제가 개선될 지는 불투명하다.

전 대통령 둘을 교도소에 보낸 한국의 보복정치는 끝을 모르고 있다. 전 대통령을 교도소로 보내는 전통은 한국이 정치 후진국임을 증명하는 단적인 예가 된다.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자문역을 하는 아름다운 선진국의 전통을 왜 우리는 배우지 못하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 대학들 특히 사립대들은 더욱 어렵다. 필자가 있는 대학이나 자문을 하는 대학들 모두 사립대이다. 재정난은 한국의 사립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더욱 힘들다.

미국처럼 정원 자율화, 등록금 자율화까지는 못가더라도 대학에 자율성을 주어 운영토록 해야 하는데, 현재는 ‘자율형 사립고’도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니 대학의 자율화가 언제 오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율형 사립대’ 제도를 도입해 일부에 대해서라도 규제를 풀면 어떨까라는 주장에 필자는 동의해 본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2020년을 보내고 2021년은 어둠의 끝이 보여야 하고 그 어둠을 탈출하는 것이 2021년이 안고 있는 과제이다. 전세계의 확진자 숫자는 줄지 않고 사망자의 숫자는 늘어만 가지만 백신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시작되었다.

2021년은 코로나가 사라지고 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어둠의 끝이 오길 기대해 본다. 필자가 좋아하는 말 “Tough times never last, but, tough people do ”(어려운 시간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견딘 사람들은 오래 간다) 라는 유명한 로버트 쉴러 박사의 말로 희망을 가져 본다.